대한민국 국군의 화생방 방호 체계를 소개합니다!
▲ 가스실 체험 훈련중인 국군 장병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가스, 가스, 가스!” 현역과 예비역 장병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겪게 되는 가스실 체험. 유격·행군 훈련과 더불어 훈련병 시절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훈련이 바로 화생방입니다. 실제로 유사시 북한은 생화학물질을 이용한 화학무기를 전장에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을 통해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화생방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우리 군의 화생방 방호 체계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생방이 뭔가요?
화생방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화생방 무기는 화학·생물학·방사능 무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이들은 물리적인 파괴력 없이도 대량의 인명을 살상하기 때문에 흔히 ‘대량살상무기’라고 부릅니다. 또 각 분야의 영어 머릿글자를 따서 ‘ABC(Atomic, Biological(bacterial), Chemical) 무기’ 또는 ‘CBR(Chemical, Biological(bacterial), Radioactive)’ 무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특히 화학·생물학 무기의 경우 저렴한 생산 비용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가난한 자들의 핵무기’라고도 일컬어집니다. 전쟁에서 전투원 1명을 살상하는데 드는 비용은 재래식 무기가 2000달러, 핵무기 800달러, 화학무기 600달러, 생물학무기 고작 1달러가 소요된다고 유엔 군사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화학·생물학 무기는 증거 인멸도 용이해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권 국가들에서 지속적으로 개발·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면 원자로 등 대규모 시설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화학·생물학 무기는 병원이나 약품 제조시설 같은 곳에서도 제조가 가능해 주변국들의 감시를 피하기도 쉽습니다. 화생방전을 ‘정보전’, ‘우주전’과 함께 21세기 3대 전쟁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화생방 무기를 탑재한 적 전투기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우리 군의 패트리엇(PAC-2) 미사일 발사 장면. 현재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운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북한의 화생방 무기
앞서 밝혔듯 북한은 화생방 무기를 군사 위협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61년 인민무력부 총참모부에 ‘핵화학방위국’을 창설하고 전력 증강에 나섰습니다. 1980년대에는 화학무기 대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세계에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독가스와 세균무기를 포함한 생물무기를 생산해 온 것으로 관측됩니다. 북한은 이미 2500톤에서 5000톤 정도의 각종 화학·생물학 작용제를 분산시켜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화학탄을 장착해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야포나 방사포 또는 스커드·노동·대포동 등의 미사일에 실어 날려 보낼 수 있습니다. 또는 해상의 고속정과 공중의 전투·폭격기를 이용해 한반도 전역에 걸쳐 화학탄 공격도 가능합니다. 전방과 가까운 수도권은 물론 후방에 속하는 남쪽 지방까지 화학·생물학 무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 가상 화생방 오염지역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장병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우리 군의 화생방 대비 체계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의 화생방 대비 태세는 굳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은 한·미 연합 정보를 활용, 북한의 화생방 무기 관련 시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격 징후를 미리 파악해 유사시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함입니다. 또 각 군부대에서는 제대별로 화생방 부대를 편성해 신속한 화생방 작전 지원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방호 장비와 예방·치료제 확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또한 우리 군은 북한의 화학·생물학 무기 공격 위협과 신종 인플루엔자·메르스 등 자연 발생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실전 연습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생물방어연습(Able Response)’이 그것입니다. 한·미 연합 생물방어연습은 양국의 40여 개 기관에서 200여 명이 참가하는 범정부 대응 연습입니다. 2012년부터는 한미 생물방어 TF팀을 구성해 다양한 협력 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우리나라는 ‘화생위협 대응능력 종합발전 계획(가칭)’을 수립해 화학·생물학 무기 대비 태세 발전, 치료 및 제독 능력 향상, 연구 개발 능력 발전 등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참고 자료 : 국방백서 2014)
화생방 방호절차와 주요 장비
그렇다면 화생방 방호절차와 분야별 주요 장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적 화생방 공격에 대비, 우리 군은 단계별로 방호와 정찰 및 제독 절차를 따르게 됩니다. 방호 절차는 방독면 등의 장비로 ‘개인방호’에 나서는 것을 뜻합니다. 정찰은 화생방 정찰차 등을 이용, 화생방 상황을 탐지해 식별하는 것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독차 등을 이용해 오염된 지역을 제독하는 절차를 따르게 됩니다.
▲ 화생방 대테러훈련에 참여한 육군 제51사단 화생방지원대 장병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각 절차에 따라 이용하는 주요 장비를 살펴보겠습니다. 방호 절차에는 방독면과 보호의 세트, 정찰 절차에는 화생방 정찰차, 생물학 정찰차, 화학 자동경보기, 휴대용 화학탐지기, 생물독소감시기 등을 이용합니다. 제독 절차에서는 제독차와 제독제, 휴대용 제독기, KMARK-1 신경해독제 키트, KD-1 개인제독 키트 등을 이용합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새롭게 개선된 화생방 장비들이 보급되어 우리 군의 화생방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먼저 개인방호에 필요한 방독면은 2016년부터 ‘방독면-II (K5방독면)’이 보급됩니다. 이 방독면은 화생작용제 및 방사능 입자 등으로부터 안면부와 호흡기를 보호하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착용감과 편의성 및 정화통 성능이 향상되어 호흡이 용이해졌습니다. 또 일반·항공·전차용이 통합되어 단일화를 이뤄냈습니다.
▲ 해병대 연평부대의 화생방 훈련 모습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또 2017년부터 교체되는 ‘화생방 정찰차-II(신형 화생방 정찰차)’도 있습니다. 이 정찰차는 화학·생물학 작용제 탐지와 식별·분석은 물론 방사능 선율과 선량 측정도 가능합니다. 우리 군의 첨단 지휘통제시스템인 C41 체계와 연동해 자동 경보 전파 능력을 갖춰 생존성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 군은 공기 중 생물학 입자를 탐지하는 ‘생물독소감시기’와 ‘신형제독차(K-10)’, 친환경적인 ‘수용성 제독·유화제’ 등 다양한 화생방 방호 장비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1. 방독면-II
2. 생물독소감시기
3. 화생방 정찰차-II
4. 신형제독차(K-10)
5. 수용성 제독·유화제
민·관·군이 함께하는 화생방 방호
화생방 상황은 전·후방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민·관·군 연합 대비 체계가 필요합니다. 우리 군은 2013년 ‘군 테러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을 통해 ‘신속대응부대’와 ‘대화생방 테러 특수임무대’를 별도로 지정·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8월 국방부는 질병관리본부와 상호 협약을 맺고 생물테러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 지난 2011년 재난 대응 안전 한국 훈련에 참여한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장병들
(사진 출처 :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view.do?ntt_writ_date=20110506&parent_no=11&bbs_id=BBSMSTR_000000000120
화생방 대비 체계를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안전처 주도로 매년 열리는 ‘재난 대응 안전 한국 훈련(Safe Korea Exercise)’에서는 각종 사고나 재난에 대비해 다양한 상황 훈련을 벌이는데요. ‘안보재난’ 대비 종목에 민·관·군이 협력해 화생방 상황에 대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해 훈련은 지난 5월 전국 각지에서 펼쳐졌습니다.
▲ 지난 10월에 열린 화생방 무기체계 전시회 모습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지난 10월 서초구청과 함께 화생방 무기체계 전시회와 체험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지역 주민 500여 명이 참여해 방독면과 이동 로봇 등 각종 화생방 장비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http://www.safeculture.kr/ndmi_cms_iba/show_ndmi.asp?show_no=153&check_no=151
지금까지 화생방 무기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대비, 우리 군의 화생방 방호 태세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화생방 상황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군의 화생방 방호 태세와 훈련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