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해결사, 군용 헬리콥터
▲ 석양을 배경으로 비행하는 수리온 편대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헬리콥터는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고 활주로가 없어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군 작전에 유용한 장비입니다. 오늘은 전장을 누비며 병력 투입과 지원은 물론 직접 공격 임무까지 수행하는 ‘전장의 해결사’ 군용 헬리콥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나선형 비행물체의 모습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헬리콥터의 역사
인류는 오래전부터 하늘 날기를 동경해 왔습니다. 15세기 미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헬리콥터의 원형이 되는 나선형 비행물체를 고안해낸 인물입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500여 년이 지난 뒤 결국 현실화되었습니다. 형태는 조금 달라졌지만 회전운동을 이용해 비행하는 ‘헬리콥터’가 세상에 등장한 것입니다.
1939년 러시아 출신 미국의 항공 기술자인 이고르 시코르스키(Igor Sikorsky)는 최초의 헬리콥터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두 개의 회전날개를 장착한 그의 ‘VS-300’은 현대 헬리콥터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는 1942년 ‘시코르스키 R-4’를 대량 생산하며 본격적인 헬리콥터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시코르스키가 설립한 ‘시코르스키 항공(Sikorsky Aircraft)’은 지금도 미국 대통령 전용헬리콥터 ‘머린 원(Marine One)'을 제작·납품하고 있습니다.
시코르스키 이후 헬리콥터는 군사용·구조용·소방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헬리콥터는 신속한 기동력이 필요한 상륙·특수부대의 주요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서울 ADEX 2015에서 선보인 아파치 헬리콥터 (사진 촬영 : 필주)
군용 헬리콥터의 분류와 대표 기종
군용 헬리콥터는 임무에 따라 기동·공격·수송용으로 분류됩니다. 그 중 공격 헬리콥터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기종이 바로 ‘아파치’입니다. 미 휴즈 항공(지금의 보잉사)이 개발한 ‘AH-64D 롱보우 아파치(Longbow Apache)’는 현존 최강의 공격 헬리콥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롱보우 아파치는 헬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롱보우 레이더’와 강력한 화력의 ‘헬파이어II 미사일’을 갖춰 현대전에 맞는 뛰어난 전투 능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파치 헬리콥터는 미국,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그리스, 싱가포르 등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 육군 제2항공여단에서 운용하고 있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기동 헬리콥터의 대표적인 예로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운용하고 있는 ‘UH-60 블랙호크(Black Hawk)’를 들 수 있습니다. 블랙호크는 지난 2001년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블랙호크 다운’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헬리콥터입니다. 2기의 엔진을 장착한 블랙호크는 운용 목적과 국가에 따라 다양한 파생형이 개발되었습니다. 블랙호크는 외부에 각종 무장을 장착해 공격 헬리콥터로도 변신합니다. 전장 상황에 맞는 전천후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 덕분에 블랙호크는 지금까지 4,000대 이상 생산되어 전 세계에 판매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 또한 면허생산을 통해 전력화한 ‘UH-60P(S-70A-18) 블랙호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UH-60P는 육·해·공군에서 모두 운용, 각 군의 주요 전력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 군은 앞으로 한국형 기동·공격헬기 개발 운용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 육군 제2항공여단 소속 치누크 헬리콥터에서 특전사 병력들이 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수송 헬리콥터의 대표적인 기종으로 ‘CH-47 치누크(Chinook)’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개의 메인 로터를 앞뒤로 배치한 독특한 형태의 치누크는 1961년 처음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이듬해부터 미 육군에 실전 배치된 치누크는 지금까지 1,100여대가 생산되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국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 해군 제3함대 합동재난대응훈련에 참가한 치누크 헬리콥터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치누크는 고출력의 터보 샤프트 엔진 2기를 장착해 수송 능력이 탁월합니다. 33명의 완전 무장한 병력을 수송할 수 있으며, 미 군용 차량 험비(HMMWV)를 2대까지 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헬기는 수상 착륙이 가능해 특수부대 침투용으로도 자주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조종 체계 등을 업그레이드한 치누크(CH-47F)가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수리온의 실제 비행 모습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우리 힘으로 날아오른 용맹한 독수리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세계에서 11번째로 헬리콥터 자체 개발국이 되었습니다. 서울 ADEX 2011에서 처음 선보인 ‘수리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한 기동 헬리콥터입니다. 수리온이라는 이름은 맹금류를 의미하는 ‘수리’와 100(100% 국내 생산)을 의미하는 ‘온’의 합성어입니다.
▲ 수리온의 계기판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국산 기동 헬리콥터 수리온은 9명의 완전 무장 병력을 태울 수 있습니다. ‘기동 헬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시속 260km의 속도로 최대 450km까지 비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 상황에 맞게 제작되어 백두산 높이에서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며 상승속도 또한 분당 150m에 달합니다. 이외에도 적 레이더에 탐지되면 자동으로 미사일 기만체를 투하하는 ‘자동 방어체계’, 연료 탱크에 구멍이 나면 스스로 구멍을 메우는 ‘셀프 실링(Self-sealing)' 능력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항공 기술이 수리온에 적용되었습니다.
수리온은 지난 10월 경찰청의 다목적 헬리콥터 기종으로 최종 선정되었으며 산림청 및 제주 소방안전본부와도 공급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이라크·태국·페루 등에 수출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헬리콥터의 역사와 군용 헬리콥터의 분류, 최초의 국산 기동 헬리콥터인 수리온까지 살펴보았습니다. 뛰어난 기동성과 높은 활용도 덕분에 ‘전장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군용 헬리콥터, 앞으로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되는데요.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자부심 수리온의 선전도 기대해봅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