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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노랫말을 적은 군가 '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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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노랫말을 적은 군가 '전우'



짧고도 강렬한 군가 중 돋보이는 것이 바로 ‘전우’입니다. "겨레의 늠름한~"으로 시작하는 가사는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작사해 굳게 뭉친 동료애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함께 부르면 부를수록 단결심으로 똘똘 뭉치게 만드는 군가 ‘전우'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뜨거운 전우애를 담은 곡


▲2015.1.13 해군 해난구조대 혹한기 내한훈련 중 군가를 부르는 모습 

(사진 출처: 국방부 플리커)


MBC <일밤> ‘진짜 사나이’의 초창기 멤버이자 구멍병사 캐릭터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던 손진영은 직접 군가를 작사․작곡하며 군대 생활 중 느꼈던 애환을 노래로 승화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군가와 얽힌 에피소드를 이야기한 인터뷰 기사에서 고된 군 생활에 힘이 되었던 군가 중 하나로 ‘전우’를 꼽았습니다. 그의 말처럼 군가 ‘전우’는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군가들과는 또 다른 주제인 전우애를 전하며 동료, 선임, 후임들이 함께 어우러져 부르는 동안 단단한 결속력을 느끼게 해주는 곡입니다. 



1.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서

우리는 젊음을 함께 사르며

깨끗이 피고 질 무궁화 꽃이다


2. 한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

기쁜 일 고된 일 다 함께 겪는

우리는 전우애로 굳게 뭉쳐진

책임을 다하는 방패들이다


3. 싸우면 이기는 그 신념으로

뜨거운 핏줄이 서로 통하고

우리는 언제든 나라를 위해

떳떳이 피고 질 용사들이다 


-군가 <전우> (박목월 작사, 나운영 작곡)-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쓴 노랫말


‘전우’는 청록파 시인 중 한 분인 박목월이 작사한 곡입니다. 청록파 시인들은 자연을 소재로 담은 시를 썼고, 광복 후에도 시의 순수성을 잃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박목월 시인은 향토적 서정으로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의 의식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광화문 일대 고층건물에 설치된 대형 태극기와 무궁화 화단

(사진 출처: 국방부)


‘전우’의 가사 중에서도 “우리는 젊음을 함께 사르며 깨끗이 피고 질 무궁화 꽃이다”와 같이 병사를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에 비유한 노랫말은 상당히 시적이면서도 향토적인 서정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용사들의 기백과 기상을 다루며 조국 수호를 외치는 다른 군가들에 비해 전투적인 느낌은 덜하지만, 간결하고 힘찬 노랫말은 “한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 기쁜 일 고된 일 다함께 겪는” 전우애를 끈끈히 느끼게 합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 쓴 군가는 ‘전우’ 이외에도 ‘개선행진곡 II’가 있습니다. 두 곡의 군가 모두 1973년에 나왔는데요, 군가 전문가 정성엽 박사는 이 시기는 대외적으로 북한의 재도발, 베트남전 미군 철수와 닉슨 독트린에 따라 주한 미군 철수, 유신 선포 등 정치와 안보가 불안했던 시기라 군가의 제작이 많았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작곡가 나운영이 만든 유일한 군가    


▲제 1회 육군 군가합창대회에서 육군32사단이 군가 메들리를 열창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국방 일보) 


‘전우’를 작곡한 나운영 교수 역시 1922년에 태어나 1993년 작고할 때 까지 무려 13편의 교향곡과 가곡, 성가곡 등 1,000여 곡의 작품을 남긴 한국 현대 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작곡가입니다. ‘전우’는 박목월과 나운영이란 두 거목이 만나 함께 작사·작곡한 유일한 군가이기도 합니다. ‘전우’의 음폭은 d~e 마이너까지로 낮은 음에서 높은 음까지 음 변화가 9도에서 이뤄집니다. 이는 장병들이 소리를 쉽게 낼 수 있는 음역입니다. 때문에 지금도 행군이나 뜀걸음을 할 때 많이 부르는 군가 중 하나입니다.  



당대 인기 드라마 <전우> 주제가와는 다른 곡


6·25전쟁 25주년을 맞은 1975년 6월 KBS에서는 특집 기획 드라마 <전우>를 방영합니다. 작가 김중희 씨가 시나리오를 썼고 배우 나시찬이 소대장인 김 소위로 출연한 <전우>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1977년 4월까지 연장 방영됐습니다. 1983년부터 1984년에도 리메이크되어 방영됐고, 2010년 6월에도 6·25전쟁 60주년 특집 20부작으로 다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드라마 <전우>의 큰 인기 때문에 군가 ‘전우’가 드라마의 주제가였다고 착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1975년 드라마 ‘전우’ 출연진, 맨 왼쪽이 배우 나시찬.

(사진 출처: 국방 일보)


그러나 두 곡은 전혀 다른 곡입니다. 드라마 <전우>의 주제가는 ‘별셋 중창단’이 부른 것으로 “구름이 간다. 하늘도 흐른다. 피 끓는 용사들도 전선을 간다. 빗발치는 포탄도 연기처럼 헤치며 강 건너 들을 질러 앞으로 간다. 무너진 고지 위에 태극기를 꽂으면 마음에는 언제나 고향이 간다”라는 가사로 전쟁터로 향한 전사들의 마음 한 곳에 담긴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애잔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2014년 3월 11일, 육군61사단 장병들의 모습

(사진 출처: 국방 일보)


지금까지 나고 자란 고향과 지인들을 떠나 낯선 곳으로 떠나온 외로움과 고된 훈련을 견디는 동안, 옆에서 생사고락의 순간을 함께하는 전우들은 병사들이 가장 크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들일 겁니다. 오늘도 힘든 행군을 이어나가고 있을 우리 장병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군가 ‘전우’를 부르며 함께 발맞춰 뛰고 넘어져도 일으켜 세워줄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얻기를 바랍니다. 군에서의 전우애가 평생을 이어갈 소중한 우정이 되기를 바라며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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