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물을 찾아가 명중시키는 ‘스마트 폭탄’
폭탄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 공포스러운 무기지만, 표적에 정확이 맞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실제로 일반 폭탄은 일단 투하되고 나면 바람과 중력 그리고 행운에 명중 여부를 맡겨야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 폭탄은 이와 다릅니다, 스마트 폭탄은 투하 뒤에도 스스로 혹은 외부 조종을 받아 진로를 수정하면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에서도 표적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똑똑한 폭탄, 스마트 폭탄에 대해 한 번 살펴볼까요?
최초의 스마트 폭탄 ‘프리츠-X’
스마트 폭탄을 처음 만든 나라는 바로 독일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한 장갑 목표 타격용 ‘프리츠–X’가 역사상 최초의 스마트 폭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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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폭탄의 원조인 프리츠-X
(사진 출처: 국방 일보)
1938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프리츠-X는 독일 항공연구소 막스 크라머 박사 연구팀이 장갑으로 보호된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길이 3.3m, 무게 1,570㎏급의 유도 폭탄으로, 폭탄에 폭 1.35m의 날개·조절판·꼬리 날개·유도장치와 점광 신호기 등을 추가로 부착했습니다. 폭격기에 탑승한 승무원이 점광 신호기로 폭탄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라디오 원격 조정을 통해 낙하 궤도를 수정하며 목표물에 폭탄을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 프리츠-X는 1943년 9월 9일 보나파시오 해협을 지나는 이탈리아 군함을 공격하면서 처음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단 세 발의 프리츠-X로 만재 배수량 4만5천 톤에 달하는 최신형 전함 비토리오 베네토급 3척 중 1척을 침몰시키고 다른 1척을 항행 불능에 빠뜨려버린 것입니다. 이후 혁신적 신무기인 이 스마트 폭탄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은 물론입니다.
레이저유도폭탄과 페이브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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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레이저 유도 스마트폭탄, 페이브웨이III
(사진 출처:위키피디아)
스마트 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사용된 바 있지만, 실전에서 그 가치를 입증한 것은 베트남전부터 였습니다. 베트남전 당시 1965년부터 4년 동안 연 600대의 폭격기가 일반 폭탄으로 폭격하고도 파괴시키지 못한 탄호아 철교를 단 한차례의 레이저유도폭탄 정밀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시킨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레이저유도폭탄은 1965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연구소에서 개발이 시작돼 1968년부터 베트남전에서 운용됐습니다. 이후 6년 동안 TV유도폭탄과 함께 총 2만5000여 개가 발사돼 자그마치 1만8000여 개의 표적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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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브웨이Ⅱ 폭탄의 컴퓨터 제어부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레이저유도폭탄은 일반 폭탄에 레이저 유도 키트를 장착해 완성되는데, 이때 부착되는 레이저 유도 키트를 페이브웨이(Paveway) 키트라고 합니다. 페이브웨이라는 명칭은 레이저유도폭탄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명에서 유래했습니다.
페이브웨이 키트는 레이저 탐지기·컴퓨터·일회용 배터리·조종용 카나드 등이 갖춰진 유도 및 통제 부분과 활공 각도를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후방에 장착된 핀으로 구성됩니다. 지상의 특수 부대나 항공기에서 표적에 레이저를 비추면 폭탄 앞에 레이저 탐지기가 표적에서 반사된 레이저를 감지하고, 반사된 방향으로 활공용 핀을 움직여 폭탄을 유도하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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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유도방식을 사용하는 폭탄 '벙커버스터' 투하 장면 (사진 출처: 국방 일보)
1960년대에 처음 실전에 투입된 레이저유도폭탄은 ‘페이브웨이 Ⅰ’, 1973년부터 미 공군에 실전 배치된 레이저유도폭탄은 ‘페이브웨이 Ⅱ’ 시리즈로 불립니다. 페이브웨이 Ⅱ는 항공기 탑재에 용이하도록 개량됐고 사정 거리를 늘리기 위해 전개식 핀을 장착한 것이 특징입니다.
1986년부터 배치된 페이브웨이 Ⅲ 시리즈는 레이저 유도 이전 중간 단계에 디지털 자동 조종 장치를 사용하는 2단계 유도 방식과 대형 핀을 사용해 보다 저고도에서 원거리 투하가 가능하도록 개발됐습니다. 또 최근에 등장한 ‘페이브웨이 IV’ 정밀 유도 폭탄은 GPS 유도 방식을 추가해 GPS 재밍 상태나 악기상 상태에서도 양호한 유도 성능을 보입니다. 레이저 유도 방식을 사용한 유명한 폭탄으로는 벙커버스터로도 잘 알려진 벙커파괴탄(GBU-28)과 동굴파괴탄(GBU-37)이 있습니다.
GPS정밀유도폭탄과 JDAM
레이저유도폭탄은 목표의 2~3m 이내에 명중할 정도로 정확했지만 레이저를 비춰야 되므로 시각에 의존해야 하고 악천후 상황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GPS정밀유도폭탄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스마트 폭탄을 개발하게 됩니다. GPS정밀유도폭탄이 레이저유도폭탄과 다른 점은 폭탄 앞부분에 레이저 감지 센서와 유도 장치가 부착되는 대신, 폭탄 뒷부분에 GPS 안테나와 유도용 날개 키트가 부착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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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AM 정밀유도폭탄 투하 장면 (사진 출처: 국방 일보)
GPS정밀유도폭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996년부터 미국의 보잉사에 의해 생산된 JDAM 폭탄입니다.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 : 합동직격탄) 폭탄은 페이브 웨이와 같은 키트 형식으로 GPS와 INS(관성항법장치)가 내장되어 있으며, 날개 부분에 방향 조정용 플랩이 붙어 있습니다. 전투기의 임무 컴퓨터를 통해 GPS정밀유도폭탄에 GPS 타이밍, 표적 좌표, 신관 설정 자료를 전송하면, 비행 중인 항공기로부터 지속적으로 위치·속도 자료를 받아 목표물을 타격하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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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아지고 관통력은 더욱 강화된
SDB GPS 정밀유도폭탄 (사진 출처: 국방 일보)
한편 JDAM 보다 작은 SDB(Small Diameter Bomb) 폭탄은 폭탄의 크기를 줄여 5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같이 제한된 내부 무장 공간에 최대한 많은 수의 폭탄을 탑재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GPS정밀유도폭탄입니다.
GPS정밀유도폭탄은 기상에 제약이 없어 전천후 주야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폭탄 투하 후에는 목표물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레이저 유도 방식과 GPS 유도 방식을 통합하는 정밀 유도폭탄 ‘레이저 JDAM 폭탄’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레이저 JDAM은 레이저 유도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정된 표적에 대해 높은 정확도로 공격이 가능하고 이동 표적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어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와 같은 긴급 표적 공격에 효과적입니다.
한국형 GPS정밀유도폭탄 ‘KGGB’
KGGB(Korean GPS Guided Bomb)는 날개와 GPS 유도 장치 등을 조합해 개발한 중거리 GPS 유도 키트를 500파운드급 재래식 폭탄에 장착한 한국형 GPS정밀유도폭탄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2007년 11월 체계 개발에 착수해 국내 독자 기술로 5년 2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한 KGGB는 적의 방공망 위협 밖에서 주야간 전천후 정밀 타격이 가능하도록 해 조종사와 전투기의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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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발사된 KGGB가 목표지점에 명중하는 모습
(사진 출처: 국방 일보)
KGGB는 전투기에서 투하돼 지면에 노출된 표적뿐 아니라 산 뒤에 숨어 있는 표적까지 찾아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활공·선회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선회 공격 능력은 북한의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KGGB는 F-4와 F-5 같은 노후화된 전투기에 부착돼 정밀 공격 임무 수행 능력을 부여할 수 있게 돼 공군 전력 증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JDAM 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고, 일반 유도 무기에 비해 획득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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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8전투비행단 무장장착 요원들이 국산 첨단 정밀 유도폭탄인 KGGB를 장착하는 모습
(사진 출처: 국방 일보)
이렇듯 스마트 폭탄은 날이 갈수록 더 정밀하고 정확한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습니다. 진화된 스마트 폭탄은 우리 국군의 전력을 더해주고 있는데요, 첨단 국방 기술과 함께 우리 국가 안보를 더욱 든든히 지켜갈 것이라 기대합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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