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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군인의 사명을 되새기는 노래, ‘진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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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군인의 사명을 되새기는 노래, ‘진짜 사나이’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군가 ‘진짜 사나이’는 군인뿐만 아니라 코흘리개 어린 아이까지 따라 부를 수 있는 국민 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더해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사용돼 더욱 친숙한 이름이 되기도 했죠. 오늘은 군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 ‘진짜 사나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960년대 만들어져 길이 사랑받는 명곡


1960년대 제작된 군가는 40여 곡에 달합니다. 바로 이 시기는 우리 군가 중 주옥같은 명곡들이 가장 많이 탄생한 시기로 꼽히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후에 사회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군에 속해 있던 음악인들이 차례차례 사회에 복귀하면서, 군가나 군가 풍의 건전  가요가 많이 만들어지고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1965년 베트남전 참전 후 1972년 귀국까지 66회의 전투를 벌이며 

무적 해병의 신화를 쓴 파월 청룡부대 장병들의 귀국행사 장면 

(사진 출처: 국방 일보)


‘진짜 사나이’ 역시 1962년에 만들어진 군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작가였던 유호가 작사하고 이흥렬 교수가 곡을 붙였습니다. 이후 ‘진짜 사나이’는 오늘날까지 시대를 뛰어넘어 군과 민이 즐겨 부르는 애창 군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06년에는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친구가 불러주는 진짜 사나이’가 만들어져 여가수 진주가 부르기도 했죠. ‘진짜 사나이’라는 말 또한 군인이나 군대를 다녀온 사람을 일컫는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군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제목이 <진짜 사나이>로 정해진 것은 이 노래가 얼마가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짜 사나이’를 탄생시킨 작가와 작곡가

한국 현대 문화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  


진짜 사나이가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노래인 만큼, 이 노래를 만든 작사가와 작곡가 역시 한국 현대 문화사에 한 획을 그으신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합각개전투훈련을 마치고 힘차게 군가를 부르며 복귀 중인 육군훈련소 29연대 훈련병들

(사진 출처: 국방 일보)


작사가인 유호 작가는 해방 직후 미군정이 세운 서울중앙방송(KBS 전신)에 들어가 낭독 소설과 라디오 연속극을 쓴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 작가입니다. 당시 방송국 경음악 단장이던 박시춘 작곡가의 부탁으로 노랫말도 쓰기 시작했는데, 해방 후 최고 히트곡으로 꼽히는 ‘신라의 달밤’이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한국전쟁 서울 수복 당시에는 박시춘 작곡가 집에서 밤새 술을 마시다가 “북진 통일이 임박했으니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을 노래를 만들자”며 ‘전우여 잘자라’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쟁 이후 그는 육군본부 정훈국의 의뢰를 받아 본격적으로 군가를 작사하기 시작했고, 그때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진짜 사나이입니다. 



▲2015년 11월 6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4회 국방부 장관상 군가합창대회 

(사진 출처: 국방부)


유 작가는 방송작가로서도 대성공을 거두어 1960~70년대 <일요부인> <서울야곡> <딸> <님은 먼 곳에> <돼지> 등 수많은 인기 연속극을 써내며 ‘유호극장’이라는 드라마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맹활약했습니다. 


진짜 사나이 멜로디를 지은 이흥렬 작곡가 역시 ‘한국의 슈베르트’로 불릴 만큼 현대 음악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는 1931년 피아노로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암담한 조국의 현실 속에서 누구나 슬픈 가슴을 달래며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지어 일제에 항거하고 민족정신을 되살리고자 작곡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23세 때인 193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해 민족의 한과 염원을 노래한 ‘바우고개’, 우리나라 자장가의 효시로 소박한 정서를 느끼게 하는 ‘자장가’, 어버이날마다 부모님을 위해 불리는 ‘어머니의 마음’, 아련한 정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섬집 아기’ 등 430여 곡을 작곡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아기 때부터 나이를 먹을 때까지 그의 노래를 애창하며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 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2. 입으로만 큰소리쳐 사나이라더냐

너와 나 겨레 지키는 결심에 살았다

훈련과 훈련 속에 맺어진 전우야

국군 용사의 자랑을 가슴에 안고

내 고향에 돌아갈 땐 농군의 용사다


3. 겉으로만 잘난 체 해 사나이라더냐

너와 나 진짜 사나이 명예에 살았다

멋있는 군복 입고 휴가 간 전우야

새로운 나라 세우는 형제들에게

새로워진 우리 생활 알리고 오리라


-군가 ‘진짜 사나이’ (유호 작사, 이흥렬 작곡)-



‘진짜 사나이’의 작은 비밀

‘해가 뜨고’가 아닌 ‘해 뜨고’가 맞는 표현 



진짜 사나이는 워낙 유명한 노래라 1절 가사 정도는 모두들 외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군대에서도 99%가 가사를 틀리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라는 부분인데요. 대부분 “산봉우리에 해가 뜨고”로 부르고 있지요. 아무래도 주격 조사 ‘가’를 붙이는 게 더 자연스럽게 여겨지다 보니 별 무리 없이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음원저작권협회에 등록된 1973 건전 가요 모음집을 보면 정확하게 “해 뜨고”가 맞는 가사입니다. 



점차 늘어나는 여군을 고려 

군가 속 ‘사나이’를 대신할 단어 필요  


▲2011년 9월 5일, 여군 창설 61주년 기념식에서 경례를 하는 육·해·공군·해병대 모범 여군 200여 명 (사진 출처: 국방 일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제 앞으로는 ‘진짜 사나이’처럼 ‘사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노래는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우리 국군에서 여군의 숫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방부는 지난 2015년 1월 군가 관련 회의를 갖고 여군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앞으로 만들어지는 군가에는 남녀평등 차원에서 ‘사나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국군에는 약 1만 명 정도의 여군이 복무하고 있고, 1973년 남측 특전사의 대표 군가로 지정된 ‘검은 베레모’의 가사 중 ‘무적의 사나이’를 2014년에 ‘무적의 전사들’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훌륭한 여군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이제 군가 속 ‘사나이’라는 표현이 다른 단어들로 대처되어 가지 않을까 합니다. 


▲ 2013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악대가 예하부대를 순회하며 군가 교육 중인 모습

 (사진 출처: 국방 일보) 


총성, 함성과 함께 군의 3성(聲)으로 불리는 군가. ‘진짜 사나이’는 그 군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노래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이 군가만큼 조국과 국민을 지키려는 굳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도 드물 것입니다. 오늘도 ‘진짜 사나이’를 부르며 ‘진짜 군인’의 사명과 책임을 되새기고 조국 수호에 헌신하는 장병들을 위해,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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