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압록강 진격 63 주년 행사날 장병 부모님들과 한 컷
야외로 RCT 출동을 해야 하는데 근무에 지장도 있을 것이고 부하들에게도 민망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었지만 의사의 완강한 치료 주장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팔걸이를 하고 RCT에 출동한 사연이 되었다.
근무 중에 간부들이 곁눈으로 보니 고연대장은 가끔 팔뚝을 만지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훈련 도중 점심시간이나 일과 후 틈을 이용해서 병원에 다녀오곤 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연대 장병들도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연대장에게 동정심과 함께 안됐다는 감정을 품었고 연대장 관사의 진돗개는 괴물개의 이미지로 변해서 한참이나 장병들의 화제가 되었다.
"개 이빨이 얼마나 길면 연대장님을 저렇게 병신을 만들어 놓냐?"
"야 ! 연대장 관사 근처에 갈 때면 몽둥이 들고 가자!"
라는 말들이 오고 가면서 RCT 훈련 중간중간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고 연대장의 이런 정신 집중의 구호는 다른 오해를 가져왔다. 간부들은 뒤에서 낄낄대고 웃었다.
그 무서운 진돗개를 이기자고 정신통일의 자기최면식 기합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까지라면 이 이야기는 한 부대 고위 지휘관이자 애견가가 기르던 개에게 봉변당했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내가 놀랐던 것은 고연대장이 그 후에도 이 괘씸한 진돗개를 응징하지 않고 계속 변함없이 사랑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동물에 대해서 조금 아는 편이고 한때 인기 동물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개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보통 사람보다는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나는 주인을 그렇게 박살낸 집개라면 처분하는 것이 당연하고 안전한 수순이라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이야기를 좀 배웠다는 동창 녀석에게 했더니 한다는 말이
“ 그 딴 녀석을 왜 그냥 둬? 당장 된장 발라야지!”다.
7연대 본부 부근 동네에도 개소주 집이 있다. 전화만 하면 개잡이 전문가가 득달같이 차를 몰고 달려와서 그 흉악한 놈을 기술적으로 데려 갈 것이다. 어느 정도의 개 값도 주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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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시절 우리 동네 유일의 진돗개였던 값비싼 시골의 명견이
나의 후배이며 주인 동생을 아주 저미듯이 물어뜯었다가 그 형에게 즉결처분을
당한 에피소드를 나의 블로그에 소개해서 인기를 끌었던 바 있었다.
http://blog.naver.com/kc6731/220642706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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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쓸쓸한 가정 생활에서 그 못된 녀석과 주고받았던 부자 사이 같은 애정이 이 다감한 고연대장에게 그런 즉결처분은 생각지도 못하게 했던 모양이다.
그 못된 진돗개 놈은 흉포한 만행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주는 아빠에게 감동해서 개과천선 했는지 그 뒤에는 별 사고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