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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같던 조인(鳥人) -1- "그들이 참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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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탱크를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늘에서 공격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대공 무기를 갖추었다하더라도 기갑부대의 머리 위에 공격 헬기나 공격기가 나타난다면 일단 전후좌우가리지 말고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그 이유는 속도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공격자들을 당해낼 수 없고 상대적으로 기갑장비의 상부나 후위는 장갑이 빈약하여 격파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 공격 헬기는 기갑부대에게는 저승사자다 ]

 

때문에 적의 기갑부대나 주력을 공격할 수 있는 든든한 주먹이 하늘에 떠있으면 당연히 아군은 작전을 펼치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 같이 지상군을 근접하여 전투지역 상공에서 화력지원을 하는 임무를 CAS(Close Air Support)라고 하는데, 미국은 그 동안 여러 종류의 전투기, 공격기, 폭격기는 물론 훈련기나 수송기를 개조하여 이 임무에 번갈아 투입하였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 처음에는 전투기였으나 전쟁 말기에 공격기로 전환된 P-47 ]

 

특히 냉전시절 기갑전력 부분이 소련에 비하여 열세였던 미 육군은 CAS 전용기의 도입을 적극 고려하였다. 하지만 1947년 공군의 분리 독립 후, 당국이 고정익기를 공군에서만 운용하도록 교통정리하자 공군에게 육군을 전담하여 근접 엄호 할 CAS기의 도입을 적극 요청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미 공군은 1966AX Project(Attack Experimental)에 착수하였다.

 

 

 

 

[ 소련의 기갑세력을 우려하여 CAS 전용기 개발에 착수하였다 ]

 

 

이때 최종적으로 경쟁을 벌인 기종은 노스럽(Northrop)YA-9와 페어차일드 리퍼블릭(Fairchild Republic)가 제시한 YA-10이었다. 알다시피 미국에는 수많은 군수 업체들이 있고, 당시에는 M&A가 보편화되기 이전이라 더욱 많은 업체들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군 당국에서 요구한 조건이 까다로워 이들 두 업체만 경쟁에 참여하였다. 그것은 AX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 AX사업에 참여한 YA-9 ]

 

 

당시 입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골머리를 앓던 페어차일드 리퍼블릭의 기술진들에게 한사람도 빠짐없이 1958년 초판이 간행된 'Trotzdem'라는 책이 배포되었다. 이 책은 이후 1973년 린튼 허드슨(Lynton Hudson)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되어 '슈투카 조종사(Stuka Pilot)'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도 출간되었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한 독일 슈투카 조종사의 자서전이었다.

 

 

 

[ 개발진들에게 배포된 Trotzdem 영문판 ]

 

이 책은 슈투카 조종사였던 원 저자가 전쟁 당시 전선에서 겪었던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서전이었는데, 하늘에서 전투기를 이용하여 적의 기갑부대와 지상군을 공격하는 효과적인 전술들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바로 페어차일드 리퍼블릭 기술진들이 개발하고자하는 차세대 CAS 기종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던 것이었다.

 

 

 

[ 최고의 전차 사냥꾼이라는 명성을 얻은 A-10 ]

 

 

어쨌든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페어차일드 리퍼블릭의 기술진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YA-10AX 프로젝트의 최종 승자로 낙점되었다. 그것이 바로 탱크킬러로 그 명성이 자자한 A-10 공격기다. A-101991년의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 전에서 맹활약하여 그 성능을 만천하에 입증하였다. 비록 현재는 구형 전투기로 취급받는 처지가 되었지만 마땅한 대체기가 없어 미군도 고심이 많을 정도다.

 

 

 

 

[ 한스 울리히 루델 ]

 

 

그러면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 벌어졌던 전쟁의 경험을 기록한 Trotzdem이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된 A-1020세기 후반에도 맹활약 할 수 있었을까? 자선전의 주인공이 되는 원 저자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는데, 그가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전차를 격파한 인물로 알려진 한스 울리히 루델(Hans-Ulrich Rudel, 1916~1982)이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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