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급식에 관련된 숫자로 여러분을 찾아온 동고동락지기입니다.
오늘의 숫자는 모두 세 가지입니다.
바로 3,100, 3,300 그리고 5,600인데요.
각각 급식의 권장 열량, 전투식량이 제공하는 하루 열량, 군급식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입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급식 권장 열량 3,100kcal
이번 항목에서는 ‘군 급식의 비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일단 ‘급식비’의 비밀. 2014년의 군 급식비는 1일 6,848원입니다. 한 끼 급식비는 2,283원.
이 금액만 보신 분들은 “그것밖에 안 되냐, 너무 부실한 게 아니냐”고 걱정하실지 모르지만, 군대 급식비는 시중 식자재 가격이나 식당 음식값과 동일 비교할 수는 없답니다. 이 금액에는 인건비나 전기비용 등의 관리비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는데다, 대량 구매를 통해서 훨씬 저렴하게 식자재를 구입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열량’의 비밀. 국민들의 식생활 문화가 향상된 만큼 군인들의 일일섭취 권장열량도 늘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정반대예요!
1954년부터 2005년까지 군 급식의 목표열량은 3,800kcal. 현재의 권장열량 3,100kcal보다 무려 700kcal나 높았답니다. 한미 합동급식위원회에서 미군의 열량기준을 그대로 한국군에 적용했기 때문이죠.
이것이 지난 2006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라 3,300kcal로 하향 조정되었다가 다시 연구용역을 통해서 우리 군에 적합한 지금의 수준이 된 것입니다. 지금은 3,100kcal마저도 많다면서 배식을 줄여받으며 다이어트를 하는 장병들도 많답니다.
그리고 ‘쌀’의 비밀. 눈치 채셨겠지만 사회 전반적인 식생활 변화와 마찬가지로 군대에서도 쌀 소비량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2005년까지는 장병들의 쌀 섭취 기준량이 하루 828g이었는데, 지금은 400g.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죠. 대신 부식이나 후식이 질이나 양 모두 엄청나게 개선되었습니다.
1990년만 해도 주식비(907원)와 부식비(872원)가 엇비슷하고 후식비가 그의 4분의 1 정도(220원)였는데, 2014년의 경우에는 부식비(5,088원)가 주식비(910원)의 5배 이상, 후식비(850원)도 주식비에 맞먹게 되었죠. 그러니 단순히 전체 급식비만 보고 달라진 군대 급식의 진면모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답니다!
전투식량이 제공하는 하루 열량 3,300kcal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리하는 게 바로 하루 섭취하는 음식의 열량. 성인 남성(19세~29세)은 2,600kcal, 성인 여성(19세~29세)은 2,100kcal가 권장 섭취량으로, 이걸 넘어서는 순간 살이 찔까봐 긴장하고 부랴부랴 운동에 나서게 되죠.
하지만군에서는 따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답니다. 훈련양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균형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식사 덕분입니다. 그래서하루 3100kcal 열량의 식사를 하면서도 오히려 사회에서 살이 쪘던 사람이 군에 와서 슬림해지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여기서 열량을 더 보태 하루에 무려 3300kcal를 제공하는 식단이 있습니다. 바로 전투식량입니다. 전투식량은전장, 혹은 야외 훈련장에서 극한 상황을 견디는 장병들의 ‘생명선’이기 때문에 일반 급식보다 공급열량이 더 많은 것이죠.
일반 급식과 달리 조리법이 간단한 것도 특징. 뜨거운 물에 데우거나(쇠고기․김치․햄볶음밥), 온수 혹은 냉수를 부어서 비벼 먹는 유형(김치․야채비빔밥, 잡채밥)의 전투식량도 있고, 물이 없이도 포장기 안에 들어있는 발열체만을 이용해 먹는 즉각취식형(쇠고기․햄볶음밥)이 있습니다.
특전식량은 조리과정 없이 먹을 수 있는 분말압착형으로, 쌀가루나 팥가루, 아몬드, 땅콩, 초코바 등으로 구성되었죠.
예전에는 비합법적 통로로 시중에 몰래 유통되기도 했던 전투식량이지만, 요즘은 전투식량과 유사한 스타일의 포장식을 사회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캠핑 족들 사이에서 야외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 처음 선을 보인 전투식량은 6.25때 미군이 갖고 온 ‘C레이션’. 이후 한국식 전투식량이 개발되기 시작해 건조된장국, 건조배춧국 등이 선을 보였고,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됐죠.
그런데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런 포장식 전투식량이 자취를 감출지도 모릅니다. 음식으로 섭취할 필요도 없이 몸에 붙이면 필요 영양분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패치형’ 전투식량의 개발이 제기되고 있으니 머지않아 현실화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음식을 먹을 여유도 없을 만큼 다급한 전투상황에서 장병들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고, 군장 무게도 줄여줄 것이라는 점에서는 꼭 필요한 형태의 전투식량이지만, 한창 많이 먹을 나이의 우리 장병들, ‘입으로 맛을 즐기는 행복’만큼은 양보하기 싫지 않을까요?
군 급식의 나트륨 권장량 하루 5,600mg
짜게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상식이죠. 나트륨은 인체에 필수적인 성분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식단의 특성 상 세계 평균치보다 나트륨을 많이 먹는 편입니다. 짭쪼롬하게 조리된 국, 찌개, 김치류 때문이죠. 2012년 기준으로 보면한국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 2,000mg(소금 5g)보다 두 배가 넘는 4,580mg을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장병들의 급식은 어떤 수준일까요? 2012년 기준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무려 7,452mg, 권장량보다 거의 3.5배에 가까운 양이네요. 그래서 군은 서둘러 우리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나트륨 절감 전쟁에 나섰습니다.
2020년까지 하루 섭취량을 5,600mg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 일반 성인 권장량이나 한국인 평균 섭취량보다 많은 양이지만, 훈련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장병들은 일반인보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해야 한답니다.
군은 다양한 전략으로 나트륨의 포위망을 좁혀갔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조리병과 민간조리원 등에게는 나트륨 절감의 중요성을 교육하며 소금과 화학조미료 대신 멸치가루, 표고버섯 가루 등 천연조미료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미각테스트기를 이용해 장병들이 얼마나 짠맛에 ‘중독’되었는지 측정, 이를 교정해나가고 있고 납품 들어오는 김치나 장류도 나트륨을 낮춰서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2013년 7월부터 이 같은 ‘저염도 웰빙식단’을 도입한 해군 전투함 ‘대청함’의 사례를 볼까요? 처음에 염도를 확 낮춘 음식을 내놓았더니 장병들의 반응은 ‘썰렁’했습니다. 맛이 없다는 것이었죠. 방법을 바꿔보았습니다. 염도측정기를 사용해가며 하루 100mg씩 나트륨 량을 줄여보았습니다.
매일 조금씩 짠 맛을 줄여가자 장병들 대부분 심심한 음식 맛에 적응하고 오히려 예전보다 나은 것 같다는 호응까지 이끌어냈답니다. 대청함은 아예 일주일에 하루 ‘국물 없는 날’을 정하고, 식판 대신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게 하는 등의 시도를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대폭 줄인 식단이 정착되었습니다.
이렇게 군대에서 심심한 맛에 적응하고 입맛을 고친 뒤 사회에 복귀하는 장병들은 이후에도 짠 맛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떤가요, 일반 가정에서도 군대식 나트륨 다이어트 법을 벤치마킹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숫자와 군수(급식)이야기, 재밌게 따라오고 계시죠?
다음주에도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
총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