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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공비 정순덕 흔적을 찾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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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한 정보 중 여기에 특기할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정순덕은 재판장에서 증거 때문에 두 번의 살인에 가담했다는 혐의만을 받았지만 지리산 일대를 누비면서 전투 중이나 약탈 중에도 죽인 사람들이 수십 명이었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순덕은 공비 부대 중 최강 이영회 부대를 따라다니다가 이영회가 죽자 후임 후계자 노영호 부대를 따라 다녔다. 이후 공비들의 세력이 급격히 마모되면서 이북 출신 공산당 간부 이응조, 이홍희와 3인조가 되어 지리산 일대를 횡행하였다. 나는 강삼수 씨의 차남 강종삼 씨의 안내로 정순덕이 체포된 자취를 찾으러 대원사 계곡으로 찾아갔다. 강종상 씨가 차를 몰고 대원사 뒤로 들어가 계곡 길을 타고 위로 올라가자 이곳도 공비들이 단골로 활동하던 무대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계곡에서도 많은 전투 경찰들이 전사했다. 대원사 계곡 위로 올라가는 길은 비록 포장되어 있고 그 깊은 골에도 모텔과 펜션들이 드믄드믄 들어와 앉아있기는 하나 계곡의 험악함은 사라지지 않아 과거 얼마나 험하고 깊은 골짜기였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계곡에 들어서서도 정순덕이 체포 되었던 삼장면 내원리로 찾아 가는 길은 아주 멀었다. 그들의패거리가 사람들을 죽이고 도둑질을 하며 공비 생활을 하던 중 두목 이응조가 196112월 경찰에게 사살되었다경찰에게 사살당한 이응조의 사체를 두 사람이 거두어 묻어 버리는 바람에 경찰은 정순덕이 체포될 때까지 이들이 여전히 3인조인 줄 잘못 알고 있었다.

 

 

 

 

정순덕 체포후 발견 한 비트에서 발견한 두 사람의 살림살이

 

 

31조였을 때 정순덕은 이응조와 내연의 관계였었다. 그리고 현지에 떠도는 이야기 중 정순덕이 이응조의 아기를 출산하여 입양시켰다는 뜬 소문도 있었다는 것이다.

 

 

1989년에 출판된 정충제 작가의 '실록 정순덕' 글에 의하면 정순덕은 죽은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남편 성석조에 대한 그리움을 자주 언급했다고 한다그러나 그녀의 남편을 그리는 심정의 진실성이 의심된다. 정순덕은 김대중 정부가 미전향 장기수를 북으로 돌려 보낼 때 북송을 희망했었다.

 

남한에서 밑바닥 인생을 사느니 북에 가서 대접 받고 살고 싶은 욕망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남한 출신인데다가 복역 중에 빠른 석방을 바라고 전향서를 썼었기 때문에 북으로 가지 못했다그녀는 북한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북으로 가려고 하는 이유를 말했다고 한다. 전 애인 이응조의 추억을 자주 되뇌이며 그의 고향인 함북 웅기를 찾아가 둘러보고 친지들도 만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표시했다고 한다.

 

정순덕은 이응조가 죽자 선택의 여지없이 이홍희와 배가 맞았다. 10년 넘게 경찰과 주민의 애를 먹이는 이 둘의 목에 거금 1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짜장면이 25원할 때 금액이니 현재로 치면 1억과 2억 중간쯤 되는 거액이었다해당 지역 산청 경찰서의  김영국 경사가 정순덕 체포를 자신하고 나왔다. 그는 정순덕의 고향이며 자주 출몰하던 삼장면 지서장을 지원했다.

 

 

 

 

김영국 경사가 지서장으로 부임했었던 삼장 지서.

 한 때는 백여명의 전투 요원이 있었으나 지금은 한 명만 근무하고 있다.

 

 

 

그는 친구인 박기덕 순경과 같이 삼장면 지서로 부임해 발을 넓혀 면민들의 동향을 살피며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하였다. 노력은 결실을 맺어 대원사 계곡 위쪽 화전민 부락에 사는 주민 성수복이 정순덕과 선을 대고 있다는 사실을 제보 받았다. 성 씨를 불러 설득과 회유를 통해 정순덕이 곧 생필품을 받으러 온다는 사실을 자백 받음과 동시에 체포 협조도 응락 받았다.

 

 

 

 

아래의 집에서 정순덕이 체포 되었다. 윗 집이 경찰이 잠복했던 곳

 

 

 

내원 마을로 비밀리에 침투한 두 사람은 성의 집 뒤 이장 성환석 집에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잠복했다.  전기기술이 있는 박기덕 순경이 성의 집과 아지트 사이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정순덕이 나타나면 신호하도록 하였다. 두 사람이 잠복에 들어간지 열흘이 흘러가고 짧은 벨소리가 났다.

 

M2 칼빈과 45구경 권총으로 무장한 두 사람은 즉각 들어가 정순덕이 들어간 성의 집 밖에 잠복하고 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희미한 불이 켜진 방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며 시간이 갔다. 그리고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와 이홍희가 댓돌에서 신발을 신고 정순덕이 마루에 서있는 순간, 두 경찰들은 M2 카빈와 45구경 권총을 난사하여 정순덕에게 중상을 입히고 도주하려던 이홍희를 사살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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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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