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드 미사일의 실전기-북한의 유도탄 -3-
아프간 내전
아프간 내전 후기인 1989년과 1992년 사이, 아프간 공산 정권에 의한 사상 최대의 스커드 미사일 실전 발사가 있었다. 1989년 아프간 철군에 대한 보상으로 소련은 아프간의 공산 정부에 최신 무기들을 제공하였었다.
[미군 침공 후 재편성 된 아프가니스탄 군의 스커드 미사일]
이들 최신 무기들 중에 다량의 스커드 B와 스커드 C 미사일들이 있었다. 첫 500발은 1989년 초기에 공급되었고 그 뒤에도 순차적인 양도가 여러 번 있었다. 이 무기들은 아프간 공산 정권의 중요한 전략 무기가 되었다.
아프간의 무자헤딘 반군이 파키스탄 육군 여단의 도움을 받아 자랄라바드를 공격하던 1989년 3월과 6월 사이, 3개 대대의 공산 정부군 스커드 부대는 무려 438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무자헤딘 공격군에게 퍼부었다. 살랑 고개나 칸다하르 같이 반군과 공산 정부군이 서로 점령을 겨루고 있던 요충지의 반군들 거점도 스커드들의 목표들이었다.
[아프간 북부와 남부를 잇는 살랑 고개]
아프간 공산 정권은 스커드 미사일의 부정확한 명중률로 인해서 주로 점(㸃)표적들이 아니라 면(面)표적을 향하여 여러 발을 발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것은 실질적인 파괴효과도 있었지만 심리적으로도 큰 타격을 주었다. 유명한 V-2 로켓이 그랬듯 스커드 미사일은 아무 소리도 없이 날아와서 갑자기 터져버렸기 때문에 공포에 질린 무자헤딘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전투력이 대폭 저하되었다.
스커드 미사일 때문에 무자헤딘은 대부대의 집단 전투를 기피하고 그들이 초기에 했던 게릴라전처럼 부대를 소규모로 널리 산개(散開)시켜서 하는 작은 작전들을 해야 했다. 스커드 미사일은 역시 무자헤딘이 근거지로 사용하는 파키스탄 지역에 보복적으로 발사되었다.
198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12발 이상의 스커드 미사일이 무자헤딘을 지원하던 파키스탄의 군사 목표물을 향하여 발사되었다.
1991년 3월, 아프가니스탄 코스트 시가 무자헤딘 반군들에게 점령당하자 공산 정부군의 스커드 미사일들이 그 도시에 퍼부어졌다.
1991년 4월 20일 아사다바드 시의 시장에 두 발의 스커드 미사일이 떨어져서 주민 300명이 죽고 500명이 다쳤다.
1988년과 1992년 사이 무려 1,700-2,000 발의 스커드 미사일이 이 아프간 내전에서 사용되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지대지(地對地)미사일 사용 기록을 남겼다.
1992년, 스커드 미사일 정비와 운용을 지원하던 소련군 고문관들이 철수하였다. 숙련된 그들이 철수하자 아프간 군대는 스커드 미사일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1992년 4월 24일, 아하마드 샤 마수드[유명한 무자헤딘 지도자]가 지휘하는 무자헤딘 부대는 아프간 정부군이 다량의 스커드 미사일을 보관하고 있던 아프슈르의 미사일 집적소를 점령하였다.
[내전중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남쪽의 대부분을 점령하였다.]
공산 정권이 무너지자 무자헤딘 군벌들은 노획한 스커드 미사일들을 나누어 가졌다. 그러나 숙련된 미사일 조작 인원들이 없었던 군벌들에게 스커드 미사일들은 대부분 장식품이나 다름없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아프간 군벌들이 발사한 미사일은 단지 44발에 지나지 않았다. 탈레반 부대가 군벌들을 제압하고 정권을 잡은 1996년 이후 탈레반 부대도 군벌들로부터 노획한 스커드 미사일을 소량 가지고 있었다.
그 시기, 아프간의 스커드 미사일들은 정비의 불량은 물론 조작 전문 인력의 고갈로 겨우 다섯 발 만이 발사되었을 뿐이다. 미군의 지원을 받던 북부 동맹군에 의해 탈레반이 정권에서 쫓겨난 후인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 마지막으로 남은 스커드 네 발은 모두 파괴되었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