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가장 서러울 때는 언제일까?
군대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서러운 일이 많이 발생한다. 오해를 받는 것도 그렇고 남의 잘못때문에 자신이 혼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많고 많은 서러움 중 갑 오브 갑은 바로 "아플때"받는 서러움이다.
감기에 걸려 의무실이나 내무실에 누워 있노라면 괜히 선임들 눈치도 보이고 마음이 불편하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내가 아플때 가장 많이 걱정해주며 병간호를 해주던 엄마생각이 나서 남몰래 눈물을 쏟기도 한다.
난 군대에서 3번 크게 아파봤다(?).
처음 아팠을 때는 군대 훈련소에서 감기에 걸렸을 때였다.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기침은 시도때도 없이 터져 나왔는데, 훈련병인 탓에 어찌나 긴장을 하고 있었던지 처음엔 아픈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심하게 나른해져 조교의 허락을 받아 의무실에 내려가 체온을 재보니 체온은 이미 39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훈련소에는 의무실이 따로 없어 기간병(의무병)들과 같은 내무실에 누워서 잠을 잤는데 다음날 아침 밤새 기침을 많이해서 한숨도 못잤다는 의무병의 핀잔을 들었을때 미안한 감정도 있었지만 일부러 기침한것도 아닌데 욕을 먹으니 서러움과 함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두번째 아팠을 때도 역시 감기에 걸렸을 때였다. 이번엔 자대전입 후 일병 때였는데(그러고 보니 난 감기에 잘걸리는 체질인것 같다) 일과가 불가능하여 의무대에 며칠 동안 입실하게 되었다. 내가 입실하면서 근무가 빵꾸나(갑작스러운 입실로 다른사람이 근무를 대신 서야 되는상황) 입실하는 동안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때 괜시리(자격지심으로)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현실이 너무나도 싫었다.
하루빨리 퇴실하고 싶었지만 모든 결정은 의무대대장님이 하시다보니 마음대로 퇴실 할 수가 없어 밥먹을 시간이 되면 식당이 가기 싫을 정도였다.
세번째 아팠을 때도 일병 때였다. 파견나갔던 동기가 간만에 부대에 정비하러 와서 도와줬는데 실수로 차체에(차량본체) 머리를 세게 부딪혀 피가 철철 났다. 터져나오는 피를 막으며 급하게 의무대로 내려가 상처부위를 꼬맸다. 수술이 끝나고 머리에 붕대를 칭칭감고 내무실로 올라갔는데 그 다다음날 나의 행정반 사수가(그당시 근무를 짜던 인원) 근무 서는 사람이 부족해 곤란해 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선 붕대를 맨 상태에서 근무를 서고 싶었지만 그건 소대인원들도 허락해주지 않을뿐더러 당직사관도 저지했을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그 당시에 내가 다친 사실을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았다. 붕대를 풀고 몇달 후에나 가족들에게 면회를 오라고 했었는데 어머니께서 내 흉터(머리카락이 비어있는 곳)을 알아채시고 유심히 살펴보실 때 그 순간 아차! 걸렸나 싶었다.
그런데 한참을 보시던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어머 너 원형탈모 아니니?"
그만큼 꼬맨 부위가 감쪽같이 아물었고 머리카락만 나지 않은 것이었다. 몇년이 지난 지금은 아예 찾을수도 없을정도로 흉터가 남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 흉터를 꼬매주신 군의관이 사단에서 유명한 외과군의관 이셨다고..
사람들은 군대가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다. 몸조심히 다녀오라고. 다치지만 말고 전역하라고.
가끔 군인들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마음한켠이 쓰리다. 군대 특성상 치료가 사회처럼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다행히도 2013년부터는 간호사 90여 명 등 군 의무인력을 더 확보하고, 응급처치셑을 탑재한 기동헬기를 전방에 배치하는 등 장병 의료 지원체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앞으로 의료시설과 인원이 대폭 늘어서 장병들이 다치더라도 빨리 치료받고 무사히 전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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