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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해군창설 70년 그리고 해군사관생도 70기 순항훈련] 4. 아시아의 떠오르는 용, 인도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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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해군창설 70년 그리고 해군사관생도 70기 순항훈련]


4. 아시아의 떠오르는 용, 인도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



블루페이퍼 3기 기자단, 해군사관학교 70기

김 우 영


태국에서의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가슴에 간직하고, 순항훈련전단은 다음 기항지인 인도 첸나이(Chennai)로 향했습니다. 태국에서 인도로 가는 항로는 거친 파도로 험난했지만 마음은 다음 기항지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미 지난해 경험한 적 있는 인도양 항해는 꽤나 힘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연안의 파도와는 규모가 다른 커다란 너울로 인해 배가 심하게 흔들렸고, 물건이 쓰러지고, 사람도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많은 승조원들도 극심한 멀미와 어지러움을 호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멀미로 엄살을 부리면, 태평양의 더 크고 거친 파도를 이길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의연한 태도로 견뎌냈

습니다. 


태국에서 인도를 가기 위해서는 싱가포르가 위치한 ‘말라카 해협(Malacca Strait)’을 통과해야합니다. 바다를 통한 수출입이 사흘만 중단되어도 국가적 위기를 맞는 우리나라에게 말라카 해협은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적의 많은 선박들이 말라카 해협을 쉴 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마치 지구의 동맥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수많은 상선을 눈앞에서 보니 해양력의 중요성이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해상교통로(SLOC : Sea line of communication)’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해군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입항~ 현 시각을 기하여 항해당직에서 정박당직으로 전환. 기재태세 Y태세에서 X 태세로 전환. 함내방송 함교에서 현문으로 이동”


일주일간의 항해를 거쳐 인도 동부해안에 위치한 첸나이에 도착했습니다. 첸나이의 인구는 약 500만명입니다. 위치나 도시의 역할로 볼 때 우리나라의 울산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첸나이는 연방 수도 ‘뉴델리’, 상공업 중심지 ‘뭄바이’, 제2무역항 ‘캘커타’와 함께 인도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동차와 IT산업의 중심지입니다.


도선사가 대청함에 승선했다는 방송을 듣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인도의 무더운 날씨를 증명하듯 뜨거운 햇볕이 갑판으로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인도의 중요한 물류거점답게 수많은 컨테이너와 상선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다 익숙한 영어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HYUNDAI ADVANCE’, 우리나라 기업 현대의 선박이었습니다. 이 선박의 컨테이너와 수출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수천 대의 자동차들을 보면서 ‘바다가 바로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동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항훈련전단은 인도에서 3일간 정박했습니다. 입항 첫날에는 함정공개행사와 인도 해군이 주최하는 함상 리셉션이 열렸습니다. 둘째 날에는 첸나이의 현대자동차 방문, 현지 고아원 봉사활동 및 태권도·합창 공연 등의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첫날 첸나이를 잠깐 둘러볼 여유가 있었습니다. 국립 미술관을 방문하고 시가지를 다녀 보았습니다. 인도의 첫인상은 무척 낯설었습니다. 이전에 방문했던 중국과 태국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새로운 문화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국립 미술관에서 본 힌두교의 유구한 역사, 길가에 있는 화장실 사용 풍습, 식사 할 때 손을 사용하는 그들의 식문화까지 전부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에서 한국과 비교하는 것을 경계하며 존중하는 자세로 이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생도들은 짧은 첸나이 시내 관광을 끝내고 인도 해군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가하기 위해 첸나이 항으로 복귀했습니다. 인도 함정(SAVITRI, 호위함)에 오르자 군악대의 연주가 순항훈련전단을 맞이했습니다. 현문(선박의 뱃전 옆에 설비한 출입구)에는 태극기와 인도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습니다. 양국 대표의 간단한 인사와 소개를 시작으로 공식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행사 때는 인도 해군학교를 졸업한 25살 청년장교, 인도해군 군의관 등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의 해군 생활, 인도와 한국에 대해 궁금했던 점, 첸나이 소개 등을 주고받았습니다.


둘째 날에는 조를 나눠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 방문, 해안정화활동, 고아원 봉사활동 및 태권도·합창 공연, 인도 해군과의 농구경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조는 첸나이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아침 일찍 현대자동차 측에서 준비해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가량 떨어진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동 중에 버스 차창을 통해 첸나이 시내를 보았습니다. 출근을 위해 만원버스에 몸을 싣는 사람들, 오토바이를 몰던 아저씨가 반갑게 건넨 눈인사, 버스에 타고 있는 생도들의 흰 제복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 등 인도의 색다른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버스가 달리는 사이 창밖의 배경은 회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정갈하게 가꿔진 나무들이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에 도착했음을 알려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인도에 진출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현장에 와보니 우리 기업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곳 인도에서 연간 약 7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77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첸나이 공장들의 직원들의 눈에서 남다른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인장의 공장 소개와 시설 견학을 통해 해외 진출 기업의 역할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라가 발전하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군의 역할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의 역할도 무척 중요합니다. 타국에서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으로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금 이 글을 빌어 세계 각국에서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현대자동차를 방문한 뒤에는 다시 첸나이 시내로 향했습니다. 지척에서 살펴본 인도의 전통 예술품은 정교하고 수준이 높았습니다


. 이를 소개하는 그들의 말투에서도 자부심이 묻어났습니다. 자신들의 문화를 어찌나 사랑하는지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요리가 입에 맞진 않았지만 인도의 향신료를 맘껏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 옛날 이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까지 벌였던 유럽인들이 떠올랐습니다. 첸나이 엽서를 골라보라던 할아버지, 어느 나라에서 왔냐며 호탕하게 웃던 택시 기사 등 인도에서의 소중한 기억들을 정리하며 2박 3일간의 첸나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10일 간의 긴 항해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입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접하게 될 이슬람 문화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다음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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