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의 신화 ‘전진(前進)부대’, 육군 제1보병사단
육군에서 가장 먼저 창설된 부대가 바로 ‘전진부대’로 알려져 있는 제1보병사단입니다. 1947년 창설되어 오늘날까지 그 이름을 이어오고 있는 유구한 역사의 부대입니다. 한국전쟁 중 112회의 전투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으로 빛나는 육군 ‘전진부대’. 오늘은 ‘천하제일’이라는 명성을 뒷받침하는 그들의 활약상과 ‘전진부대’로서 자긍심을 담고 있는 부대 마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혁혁한 전과로 빛낸 오랜 역사
▲2012년 8월, 8월 국기게양식을 마치고 부대 태극기거리를 힘차게 행진하고 있는 육군1사단 장병들의 모습
제1보병사단은 한국전쟁 이전에 창설된 유서 깊은 부대입니다. 1947년 12월 1일 육군은 제1보병사단의 모체가 되는 제1보병여단을 창설했습니다. 38선에 대한 경비 임무를 맡았던 1여단은 지속적으로 병력을 증강하여 1949년 5월 1일 사단으로 승격되었습니다. 사단으로 승격되기 전인 1948년 5월 4일, ‘송악산전투’에서 이름 높은 ‘육탄10용사’의 활약으로 북한군이 기습 점령한 4개 고지를 모두 탈환하는 큰 전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평양입성 직후 1950년 10월 19일 밀번 미 1군단장에게 평양 탈환 작전을 설명하는 백선엽(왼쪽) 당시 국군1사단장 / (사진 출처: 국방일보)
한국전쟁 발발 후, 적의 급침으로 낙동강 전선까지 후퇴한 제1보병사단은 ‘다부동 전투’에서의 대승을 통해 무사히 대구를 지켜냈고 국군과 유엔군이 파죽지세로 전세를 뒤엎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 후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전세 역전의 기틀이 마련되자 1사단은 미군과 함께 반격전에 참가하여 1950년 10월 19일 평양에 선봉으로 입성, 완전 정복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국군 최초 평양 선봉 입성을 치하하며 이승만 대통령은 제1보병사단에 대통령 표창과 함께 ‘전진’이라는 휘호를 내렸습니다. “계속 전진하여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라”는 의미가 담긴 휘호였고, 그 후로 1사단은 ‘전진부대’로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용사들의 의지가 서린 우수한 예하 부대
제1보병사단은 유독 뛰어난 전공을 자랑하는 예하 부대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육탄10용사’의 영웅적인 업적으로 ‘송악산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육탄부대’가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도 전인 1949년 5월 4일, 북한군 1,000여 명이 38선 이남의 송악산 능선을 따라 기습을 시도하여 송악산 일대의 4개 고지를 순식간에 점령했습니다.
▲1945년 5월 3일 개성 송악산 전투 육탄 10용사 동상
(사진 출처: 전쟁 기념관)
이에 고지 탈환을 위해서는 북한군의 10개에 이르는 토치카(철근 콘크리트 같은 것으로 특별히 공고하게 구축한 진지, 기관총․대포 등의 화기를 보관함)를 파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당시 사단 시설장교 박후준 소위의 고안으로 81mm 박격포탄과 폭약을 장치해 육탄 공격을 감행하는 작전을 수립하게 됩니다.
지원순으로 공격 대장 서부덕 이등상사를 비롯해 김종해·윤승원·이희복·박평서·황금재·양용순·윤옥춘·오제룡 등 9명의 용사가 선발되어 특별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9명의 용사들은 우리 군의 화력 엄호를 받으며 고지의 300m 지점까지 포복으로 접근한 후, 적의 진지로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기어이 적의 토치카를 박살냈습니다.
▲2015년 5월 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공원에서 열린 ‘육탄10용사’ 66주기 추도식
이어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전력이 공격을 감행해 4개의 고지를 무사히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앞서 적의 토치카를 파괴하기 위해 수류탄 7개를 들고 단신으로 돌진한 박창근 하사를 더하여 ‘육탄10용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이승만 대통령은 연대에 ‘육탄부대’라는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1사단 예하인 ‘쌍용부대’ 역시 한국전쟁 개전 초 춘천대첩에서 북한군에 결정적 패배를 안겨주며 수세에 몰리던 국군에 첫 승전보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1950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이어졌던 춘천대첩을 통해 국군은 한강 방어선을 구축, 훗날 반격할 토대를 마련하였고 북한군은 2군단이 거의 와해되어 지휘부 전체가 교체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방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담은 1사단의 부대마크
▲전진부대 부대마크
(사진 출처:위키피디아)
육군 제1보병사단의 부대 마크는 굳건한 방어를 상징하는 방패의 형상 안에 1사단을 의미하는 숫자 ‘1’을 배치한 모양입니다. 국군 최초로 창설된 사단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군 제일의 사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역시 담겨있습니다.
그 밖에도 숫자 1의 ‘적색’은 철석같은 단결과 충성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바탕색인 ‘황색’은 민주주의 수호와 평화 애호를 뜻합니다. 가장자리의 ‘청색’은 청순하고 영원무궁한 국가의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걸 담고 있는 부대 마크는 방패 형상이자 심장 형태로 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중추적인 역할과 우직하고 성실하게 국방을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마음가짐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살신구국의 육탄혼으로 무장한 채 서부전선 최전방 GOP 철책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육군1사단 육탄연대 장병들의 모습 / (사진 출처: 국방일보)
현재도 ‘전진부대’는 동쪽으로 임진강 서쪽 지역부터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출입로, 도라산역, 도라전망대, 대성동, JSA 등과 같은 서부전선의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수도권 방어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굳건한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는 전진부대는 완벽한 경계 임무 수행으로 11개에 이르는 대통령 부대 표창을 받은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는 ‘전진부대’의 모든 장병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물러섬이 없는 건승을 기원합니다.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