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여러분 동고동락지기입니다.
오늘도 군수이야기를 숫자로 풀어드릴텐데요. 오늘의 숫자는 36과 54입니다.
보급지원단계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면 포장박스 36%절감
농축산이든 공산품이든, 유통 과정에 중간 상인이 많을 수록 마진이 많이 붙고 유통 시간도 오래걸려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게 되죠. 군수 보급지원체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상거래처럼 마진이 붙는 것은 아니지만, '물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죠. 보급과정에서 거쳐야 할 중간단계가 많을 수록 보급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군수품을 중간과정에서 저장, 관리할 창고 수요도 많아지게 마련이죠.
그래서 군은 보급지원체계 간소화에 나섰습니다. 2014년, 많으면 5단계를 거쳐야 했던 2종(일반물자류), 4종(건설자재), 9종(수리부속과 공구)의 보급체계를 3단계로 단축하는 작업에 나선 것입니다. 기타 1, 2, 5, 8종은 이미 생산업체로부터 부대까지 직통으로, 혹은 2~3단계 과정만을 거쳐 보급되어 왔답니다.
그렇다면 보급체계가 어떻게 간단해지고, 그 효과는 어떤 것일까요? 기존에는 업체로부터 사용부대까지 보급품이 도착하는 데 군수사-군지사-사단-연대를 중간에 거쳐야 했습니다.
제대별로 매번 물품을 산적하고, 새로운 단위로 포장하고, 수송하고……. 시간도, 인력도, 창고 공간도 낭비가 많았죠. 그런데 이제는 업체와 사용부대 사이에 군수사와 군지사(혹은 사단)만 거치면 되니 이런 낭비 요소가 대폭 줄어든 겁니다.
5~15일이 걸리던 보급 기간이 1~10일로 줄어들고, 창고 적재량도 20~30% 이상 감소할 전망입니다. 보급 과정에 사용되던 포장박스만 해도 36%나 덜 쓰게 된다니 물자도 절약하게 되는 것이죠. 예산도 감축, 시간도 절약, 장병들의 행정업무 부담도 감소. 여러모로 합리적인 개선책이죠?
패키지 형 군수 집중보급 대상 품목 54개
창군 이래로 처음 ‘패키지 형 군수 집중보급’이 이뤄집니다. 패키지 형 보급이라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시죠? 바로 보급의 ‘선택과 집중’입니다. 기존에는 신규 장비나 물품이 일부밖에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 많은 부대에 소량을 균등하게 나누어 보급했죠. 그러다보니 한 부대 안에서도 신제품을 보급받은 장병과, 신제품을 받지 못해 구제품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장병이 공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탄모는 교체되었는데 방탄조끼는 바뀌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신품이 단계적으로 분산 교체되는 바람에 장병 개인으로도 ‘뭔가 바뀌었다’고 느끼는 체감효과가 떨어졌고요.
패키지 형 집중 보급은 장병들에게 우선적으로 교체 보급해야 할 품목들을 선정해 ‘종합 선물세트’처럼 패키지화하면서, 이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부대에 먼저 집중적으로 보급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부대로의 집중보급 방식은 자칫 ‘특혜’라는 오해를 받기 쉬웠기 때문에 이전에는 모든 부대에 일률적으로 순차적 보급을 했지만, 장병들이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집중보급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이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군은 전체 5만 6,400개 조달 품목 중에서 야전 의견을 수렴, 장비 · 물자류 54개 품목을 핵심 조달품으로 선정해서 패키지화했고, 부대 임무와 품목 특성에 따라 부대 단위로 집중 분배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습니다. 이 중 상용(商用)차량이나 노후된 쌍안경, 나침반과 병영생활비품 등 46개 품목은 전 장병에게 동시보급하고, 기능성 침낭이나 특수 조끼 등의 8개 품목은 특수전력 정예화 부대에 집중보급합니다.
육군은 앞으로 GOP 사단의 전투대대, 수색대대는 2015년까지, 예비 및 기계화 사단과 여단은 2016년까지 패키지 형 보급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GOP 사단에는 120억 원, 대대에는 12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