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인터넷
인터넷이 탄생한 지 수십 년 만에 인류의 삶은 획기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모든 산업과 생활이 인터넷을 이용해 재편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하루에 한 번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처럼 놀라운 발명품이 군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은 군대와 인터넷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초의 인터넷, ‘아르파넷’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69년 미국 국방부 산하의 고등연구계획국(ARPA)은 핵전쟁이 일어나도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이때 만들어낸 것이 바로 ‘아르파넷(ARPAnet)’입니다. 아르파넷은 한 컴퓨터가 두 가지 이상의 경로를 통해 접속하고(분배 네트워크 토폴로지) 한 메시지를 여러 조각(패킷)으로 분할할 수 있도록(패킷 스위칭) 설계되어 오늘날 인터넷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 1977년 아르파넷의 논리 지도 (출처 : 위키피디아)
이후 인터넷은 전자우편(E-mail), 표준 프로토콜(TCP/IP), HTTP와 HTML 등의 등장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특히 1993년 일리노이 대학의 학생 안드리센이 HTML 문서를 쉽게 볼 수 있도록 개발한 웹브라우저 ‘모자이크’가 1994년 세계 최초의 상용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Netscape)'로 발전하면서 인터넷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그 이후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수는 1990년 약 30만대에서 2000년에는 1억대를 넘어섰습니다.
군 생활의 활력소, 군 인트라넷
오늘날 군 생활에 있어서도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군대는 보안 유지가 생명이므로, 외부와 자유롭게 연결된 인터넷이 아닌 군 내부 전용의 ‘인트라넷’을 사용합니다. 인트라넷은 학교나 회사 등 일정 조직 안에서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동 작업을 하기 위해 구축한 통신망입니다. 군대는 이 군 인트라넷을 통해 업무 보고, 결재, 공문 송수신 등 제반 업무를 처리합니다.
▲ 육군군사연구소가 육군 인트라넷 포털에 소개한 한국전쟁사 전자책 화면 (출처 : 국방일보)
하지만 인트라넷으로 매일 딱딱한 업무만 하며 지낼 순 없겠죠. 군 인트라넷에도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여러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 군생활에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군 인트라넷의 다양한 홈페이지에는 연애게시판, 게임게시판, 취미게시판, 학문게시판 등이 있어 장병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때때로 잘 쓴 소설이나 재밌는 만화 콘텐츠 등을 올린 장병들은 인트라넷의 인기 스타로 등극하기도 합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인트라넷 홈페이지의 대표는 역시 공군입니다. ‘군화(군인)’와 ‘곰신(여자친구)’의 사연을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랑은 수송기를 타고(사수기)’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콘텐츠로 꼽힌 답니다.
▲ 해군1함대 소속 장병들이 부대 인트라넷을 통해 영내 이발소 이용 예약을 하고 있다.(출처 : 국방일보)
21세기 전쟁의 핵심, 사이버 전
인터넷의 발달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첨단 전쟁도 생겨났습니다. 바로 사이버 전입니다. 이것은 인터넷을 이용해 다양한 사이버 공격수단을 사용하여 적의 정보체계를 교란, 통제, 파괴하는 공격 행위와 이를 방어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 국군사이버사령부가 합동참모본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해킹 예방 교육 및 보안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국방일보)
이 때문에 오늘날 세계 각국은 사이버 전력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2010년 5월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관련 인력을 2016년까지 8만 8600명 규모로 늘려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현재 사이버전 수행 인력을 포함한 45만여 명 규모의 ‘네트워크군’을 운용 중입니다. 북한 또한 김정은의 지시로 2012년 8월 전략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습니다. 특히 정찰총국 산하에 병력 3000명 규모의 해킹과 사이버전이 가능한 전자정찰국(사이버전지도국 : 121국)을 편성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미국 기업 ‘소니’에 대한 해킹 공격이나 지난 2010년부터 발생한 GPS 교란 행위 역시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군은 지난 2010년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전 · 평시 사이버전 수행 및 국방 사이버전 기획,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조체계 구축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터넷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 내에서만 연결되는 인트라넷은 상당히 발달해 있습니다. 북한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인트라넷용 광케이블을 주요 도시와 읍 단위까지 연결했고, 인트라넷 주소를 갖고 있는 기관도 수천 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북한의 조선컴퓨터센터 내부 (출처 : 국방일보)
북한 고위급 관리들은 중국 쪽 비밀 링크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몇 선전용 사이트와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북한 측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군에서 탄생한 인터넷은 오늘날까지 군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군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늘 최첨단 기술을 익히며 든든한 사이버 안보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무한한 네트워크의 바다를 향한 우리 군의 순항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