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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여름휴가이벤트] 국총무 아쉽상 박성실 상병 (돈에 연연하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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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여름휴가이벤트] 국총무 아쉽

돈에 연연하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라

                                                                                                                    - 박성실 상병



시작은 역시 순탄치 않았다. 모두가 군인이거나 직장인인 상태였고 모두가 휴가를 맞추어야 하는 난감하면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걱정의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로지 모두 다 같이 모여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이야기하며 들떠있었다.


여행의 발단은 한 친구가 펜션 이야기를 꺼내며 시작되었었다. 친척 중 한 분이 펜션을 운영 중이신데, 평일엔 손님이 거의 없으니 절반 비용 정도를 내면 특별히 펜션을 빌려 쓸 수 있다는 말을 꺼냈다. 실제 모습을 SNS상의 사진으로 보았는데 이 가격에 안 가면 손해일 정도의 멋지고 예쁜 펜션이었다. 모두 입을 모아 논의를 시작했다. 언제, 교통편을 어떻게 해서, 몇 시에, 경비는 어느 정도 등등 서로의 의견을 입에 올렸다. 물론 이런 논의가 시작되면 못 가겠다고 내빼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지 않은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여행의 내빼는 사람은 바로 필자인 나였다. 당시 지난 휴가의 지출이 너무 컸기에 출혈(?)이 심한 상태로써 다음 휴가는 조용히 집에서 선풍기나 틀고 가만히 있을 예정이었었다. 게다가 필자는 ‘젊을 때 돈을 많이 못 버는 시기에는 낭비벽이 심하면 안 된다.’ 라는 심리가 있어 이번 여행이 더 부담되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끝없는 설득과 펜션의 모습, 대여 가격에 너무 큰 장점을 느껴 결국 마음을 굳게 먹고 가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경비와 루트, 시간을 결정하고 여행 일주일 전 인원의 절반이 휴가를 못 나가거나 못 쓸 뻔한 위기를 우여곡절 끝에 넘기고 나서야 여행 전날 모든 정비를 마치게 되었다.


그렇게 여행은 시작되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며 시원하면서도 약간의 짠내가 코끝으로 느껴지는 바다 풍경을 보아서야 여행의 실감이 났다. 차 창문을 열고 바람을 느끼며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니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도착하고 나니 펜션의 실물은 더 예뻤다. 먼저 친구의 친척분께 인사를 하고 짐을 풀고 난 뒤 곧바로 풀장으로 뛰어들었다. 게임, 물에 빠뜨리기 등등 풀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본 듯했다. 모두가 풀장에서 나가고 필자 혼자 남았을 때, 나는 수영을 못해 튜브 두 개를 몸과 다리 사이에 끼운 후 10분 정도 물에서 둥둥 떠다녔다. 해가 얇은 구름 사이로 들어가 뜨겁지도, 따갑지도 않은 햇볕 아래 튜브와 바람에 내 몸을 맡겼는데 그때만큼은 어느 침구보다 편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했다.



풀장에서 나와 간단한 샤워를 하고 난 뒤 여행의 꽃인 바비큐를 시작했다. 원래는 고기와 쌈만 먹을 생각이었으나 친척분께서 다른 음식도 한 상 푸짐하게 차려주셔서 진수성찬이 되었다. 너무나 죄송하면서도 감사했다. 싱싱한 상추 한 장 위에 큼직하게 잘라낸 돼지 목살과 김치, 양파, 마늘, 청양고추와 초장에 찍은 대게 다리 살까지 넣어 한 쌈을 만든 뒤, 다들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 한입 먹으니 그날 하루가 머릿속으로 지나갔다. 그렇게 적당히 준비한 소주를 기울이며 바비큐 맛에 한창 빠져 이야기꽃을 피우고 다음 날 빠른 출발을 위해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어 하루를 마쳤다.


다음날 펜션을 말끔하게 치우고 설거지까지 깨끗이 끝내고서 친척분께 인사를 하고 차를 탔다. 돌아오는 길에도 바닷가를 보았는데 이때는 그 전날의 기억보단 여행을 오기 전 과정이 문득 생각이 났다. 돈 몇 푼 더 아끼자고 이런 중요한 경험을 못 할뻔했다는 생각이 들자 필자 본인이 참 바보 같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짧은 1박 2일. 실제론 시간과 경비 절반을 이동에 쓰며 실제로 우리가 만난 시간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가치는 내 평생의 가치로 기억되리라 의심치 않는다.


또한, 최근 광고에 이러한 멘트가 나온다. 부모님 안 뵙느냐, 휴가 안가냐 등등 물음을 할 때마다 ‘시간이 없어서’하고 말이다. 시간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젊을 때 시간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먼 훗날 시간을 만들더라도 그 가치는 지금보다 못하리라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여행을 같이 갔던 우리는 확신한다. 멋 훗날, 제대하고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일을 하며 바쁘게 살고 있을 때,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이만큼 비싸고 맛있는 술 안줏거리가 없으리라 하고 말이다. 


평생을 가도 잊지 못할 기억 중 하나인 2015년 7월. 한여름의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함께 술 한잔을 기울였던 나의 친구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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