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사 외교관’ 카투사 입대의 모든 것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 군인과 국민 뿐 아닙니다. 6·25전쟁 이후 남한에 주둔하며 전쟁 억제 역할을 수행해 온 주한미군 역시 평화를 위해 오늘도 우리 군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미 연합훈련에 나선 카투사와 미군 장병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이렇듯 장기간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입니다. 6·25전쟁 중 도입된 카투사 제도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군사동맹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으며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카투사는미군과의 생활을 통해 군 복무 중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점이 있는 까닭에 지속적으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오늘은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카투사 입대’의 모든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1978년 제1회 카투사의 날 기념행사. 이세호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우수 카투사 장병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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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의 역사
카투사 제도는 6·25전쟁 초기, 미군의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950년 8월,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선에서 공동 방어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군 병력 증원을 골자로 한 카투사 제도가 실행된 것이 기원입니다. 1950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 간의 합의에 따라 공식 시작되었습니다.
카투사 제도의 시행은 당시 한반도에 도착하는 주일미군사단의 병력 부족과 전투손실로 인한 보충이 시급했던 상황과 함께 미국 본토에서 보충병이 도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소요되는 물리적 한계가 맞물렸던 까닭에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카투사 1기’라고 할 수 있는 313명의 선발된 장병을 시작으로 총 8637명이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이들은 일본 미 7사단에 배속돼 훈련을 받은 후 각 부대에 보충되었습니다. 당시 카투사는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한국 지리와 기후에 익숙하지 못한 미군들에게 유능한 안내자이자 길잡이가 되었으며, 간단한 통역까지 도맡아 일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참고)
카투사 지원하기 좋은 시기, 앞으로 3년!
올해로 시행 66주년을 맞이한 카투사 제도는 매년 약 2000명을 선발하고 있습니다.최근에는 주한미군 2사단 병력 해체로 인해 선발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이 완료되는 2017년까지는 현행 3600여명의 카투사 병력을 유지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지금과 동일한 선발 시스템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육군항공학교에서 항공교통 관제임무를 수행하는 카투사 장병들에게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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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에 지원하려면 영어가 능숙해야 하나요?
현재 카투사에서는 한·미 합동작전 관련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군과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만큼 그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입니다. 한·미 상호 간 유기적인 협동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카투사 지원 장병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소위 ‘네이티브(Native)급’의 영어 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주한미군의 특성상 어느 정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미군 장병들도 많고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군 복무 중 빠른 언어 습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카투사 선발 기준(어학 관련)은 최근 2년 안에 획득한 점수를 기준으로 ▲TOEIC 780점 이상 ▲TEPS 690점 이상 ▲TOEFL IBT 83점 이상 ▲PBT 561점 이상 ▲G-TELP 레벨2 73점 이상 ▲FLEX 690점 이상이며, 이 가운데 하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첨 선발하게 됩니다. 이외 공통 지원 자격은 일반 육군 장병들과 동일한데요. 카투사 지원 자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카투사 모집 안내 한 눈에 보기
(http://www.mma.go.kr/kor/n_mobyung/mojib/mojib03/mojib0301/mojib030105/mojib03010501/index.html)
지난 2012년 키 리졸브 훈련에서 공을 세운 주한미군과 카투사 코인 표창 모습
(사진 출처 : 국방일보_한미연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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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 한 번뿐인 카투사 지원 기회
카투사 지원 후 선발된 장병은 선발된 이듬해부터 복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예컨대 올해 카투사 지원 후 최종 합격한 인원이 다음해 지원 달에 입대를 하게 되는 것이죠. 또한 카투사는 ‘평생 단 한 번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병과와는 달리 한 번 떨어지면 다시는 지원할 수 없으니 심사숙고가 필요하죠.
2016년 카투사 지원 기간은 오는 9월 15일(화) 14:00부터 9월 21일(월) 14:00까지입니다.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접수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병무청 홈페이지 접속 → 군지원(모병)센터 → 군지원 서비스 → 지원서 작성(정규모집) →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 인증 → 지원서(카투사) 선택 후 작성
인터넷 접수 시 공인인증서 로그인은 필수입니다. 지원서 작성 시에는 입영 희망 월, 응시한 어학시험의 종류, 응시일자, 취득점수 등을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카투사 선발 방식은 공개선발로 오는 11월 5일(목)에 실시됩니다. 선발방법은 입영 희망 월별, 어학 점수대별 지원자 분포 비율을 적용,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하고 있습니다.
*병무청 홈페이지 관련 게시글 : 카투사 지원 및 선발에 대한 모든 것
(http://www.mma.go.kr/kor//s_minwon/consultation/consultation08/1465288_8042.html)
카투사 지원에도 타이밍이 있다
최근 5년간 카투사에 입대한 장병들은 약 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중 70%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출신이었습니다. 소위 ‘SKY’로 불리는 명문대학 출신이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고학력자 지원율이 높고 평균 7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카투사 입대 경쟁에서도 숨은 틈새는 있습니다. 매달 똑같은 인원을 선발하지만 월별로 경쟁률은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5년간 월별 평균 경쟁률을 보면 11월, 12월의 경우 경쟁률이 낮고 전역 후 복학이 용이한 1월~4월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의 경우 총 2070명 모집계획에 1만 568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7.6대 1을 기록했습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8.1대 1 ▲2월: 8.1대 1 ▲3월: 8.4대 1 ▲4월: 8.3대 1 ▲5월: 8대 1 ▲6월: 7.4대 1 ▲7월: 7.4대 1 ▲8월: 7.3대 1 ▲9월: 7.4대 1 ▲10월: 7.1대 1 ▲11월: 6.7대 1 ▲12월 6.6대 1이었습니다.
만약 올해 카투사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수치를 참고해 경쟁률이 낮은 달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경제 자료 참고)
카투사 복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카투사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어학 능력 향상’입니다.사회 어디서나 영어 능력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우리나라에서 군 복무와 영어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축복’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능력을 갖춘 후 카투사에 입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어학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미군과의 공동생활을 통해 군생활 중 외국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카투사는 미군과 마찬가지로 뷔페식 식사가 제공되며 주말에는 정기 외박을 나갈 수 있습니다. 오락실, 체육관, 도서관 등 각종 복지시설이 잘 갖춰진 복무 환경도 특징입니다. 2인 1실 또는 1인 1실 사용으로 어느 정도 개인 생활이 보장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지금까지 카투사 입대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해 미군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카투사는 일종의 군사 외교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일반 병사들보다도 각 잡힌 ‘군인의 품격’을 유지해야하는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필요하며, 단순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입대를 결정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대한민국 군사 외교관으로서 조금 더 특별한 군 생활을 꿈꾼다면, 생애 단 한번 뿐인 카투사 지원에 출사표를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