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나이의 용맹함을 노래하다 ‘해군가’
노래의 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시공간은 물론 언어의 장벽도 노래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끔은 무기보다 더 큰 힘을 보여주는 것이 노래입니다. 그렇기에 ‘군가’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현재 육·해·공군에는 각각 공통적인 군가와 고유의 군가들이 존재합니다. 오늘 소개할 군가는 대한민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해군의 대표 군가, ‘해군가’입니다. 늠름한 바다 사나이들이 힘찬 목소리로 부르는 해군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군가란 무엇인가?
먼저 ‘군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군가의 사전적 의미는 ‘군대의 사기를 높이고, 투철한 군인정신과 군사사상(軍事思想)을 고취하기 위해 군대에서 부르는 노래의 총칭’인데요. 주로 구보나 훈련, 각종 행사 등에서 널리 애창되곤 합니다.
대한민국 군가의 역사는 광복 후 각 군이 조직되기 시작한 1948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현재 각 군에는 ‘육군가’, ‘해군가’, ‘공군가’, ‘해병대가’ 등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우리 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순수군가(군인들이 진중에서 부르는 군가)’는 약 300여 곡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용사
살아도 또 살아도 정의와 자유
오대양 지켜야만 평화가 있고
평화가 있는 곳에 자유가 있다
(후렴)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가 고향
가슴 속 끓는 피를 고이 바치자
- ‘해군가’, 김찬호 작사 · 이교숙 작곡
▲ 2015년 5월 12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군가가창 경연대회’ 모습
(사진 출처 : 국방일보_해군작전사령부 최영선 하사 제공)
해군의 대표 군가, ‘해군가’의 탄생
‘해군가’는 지난 1956년 해군본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통해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곡이 바로 해군가였습니다. 대구 MBC PD였던 故 김찬호 선생의 가사에 이교숙 해군군악대장이 곡을 붙여 만들어졌습니다.김 선생은 “겨레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내버리겠다는 해군 장병들의 의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작사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해군의 기상이 서려있는 ‘해군가’는 해군 공식 의식가(儀式歌)로서 해군의 모든 행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군가’ 작사가 故 김찬호 선생
‘해군가’의 작사가인 김찬호 선생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제1고보를 졸업했습니다. 6·2전쟁에 자원입대했던 학도병 출신의 그는 1956년 해군본부가 공모한 군가 공모전에 ‘해군가’를 제출합니다. 해군가는 그 해 공모전 작사부문 최우수상에 당선되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가사는 해군의 올곧은 기상과 용맹한 군인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김 선생은 지난 2002년 11월 10일 해군창설 57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74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해군 음악의 아버지’ 이교숙 선생
해군가의 작곡가인 이교숙 선생 역시 ‘해군 음악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해군 군악학교장과 군악대장 등을 지내며 대한민국 해군의 군가 정착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는 해군가 가사에 곡을 입혀, 현재의 해군가를 탄생 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 하프를 처음 도입한 선진 음악인이기도 한 그는 ‘해군가’외에도 ‘진혼곡’과 ‘국기에 대한 경례’의 배경음악 등을 작곡했습니다.
▲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손원일 제독 흉상
해군 최초의 군가는 따로 있다?
해군의 각종 행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해군가. 하지만 해군 최초의 군가는 해군가가 아닙니다. 해군은 물론 전 군 최초의 군가는 바로 1946년 만들어진 해군 군가 ‘바다로 가자’입니다. 지금도 해군에서 즐겨 불리는 이 곡은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이 작사를, 그의 부인 홍은혜 여사가 작곡을 해 완성되었습니다.
바다로 가자의 탄생배경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어느 날 새벽 군인들이 행진하면서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은 홍은혜 여사는 깜짝 놀라고 맙니다. 광복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군인들이 일본 군가 가락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홍 여사는 곧바로 손 제독을 찾아가 “왜 생도들이 일본 노래를 부르나요?”라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손 제독도 이에 동의해 비로소 해군가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손 제독 부부의 애국심에서 태어난 군가 ‘바다로 가자’는 해군의 기상과 의기가 서려있는 훌륭한 군가로 평가받습니다. 이외에도 손 제독 부부가 만든 또 다른 군가 ‘해상 행진곡’ 또한 인기 있는 해군 군가 중 하나입니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국군 플리커)
지금까지 해군의 대표 군가 해군가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바다 사나이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드높이는 군가인 해군가. 앞으로도 대한민국 해군 장병들의 우렁찬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겠죠?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