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유래한 발명품] 군인들을 위한 라디오 大 탐구생활
컬러 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제 라디오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70년이 더 지난 요즘에도 라디오는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라디오를 많이 듣는 곳을 꼽으라면 군대를 가장 먼저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연등실에서나 일과를 마치고 라디오를 종종 듣던 기억이 납니다. 군대와 라디오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지금부터 살짝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디오는 여러 명에 의해 발명됐다?
라디오는 1895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가 개발한 무선 전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파 발생 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1887년 독일 물리학자 헤르츠(Heinrich Hertz)에 의해서였습니다. 캐나다 물리학자 페센덴(Reginald Fessenden), 미국의 드 포리스트(Lee de Forest) 등이 마이크와 3극 진공관 등을 발명하면서 라디오 방송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 물리학자 마르코니(출처 : 위키피디아)
최초의 라디오방송은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라디오 방송은 어디서 가장 먼저 송출됐을까요? 정답은 군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1920년 1월, 미국 워싱턴의 아나고스티아 해군 비행장에서 송출된 군악대의 연주 방송이 세계 최초의 라디오 방송입니다. 정규 라디오 방송은 같은 해 11월 웨스트우드 사의 KDKA국이 미국 제29대 하딩 대통령의 선거날을 기해 선거 결과 속보를 방송한 것이 최초라고 합니다. 1922년에는 영국방송공사가 설립되어 최초의 뉴스 프로그램이 방송 되었고요. 이후 프랑스, 독일 등지에도 라디오 방송국이 설립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11월 총독부 체신부 구내에 설치한 무선방송실험실에서 최초의 무선실험방송이 실시되었고 1927년 2월 경성방송국이 주파수 870kHz로 우리나라 최초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경성방송국 첫 방송터(출처 : 위키피디아)
전쟁 중 들을 수 있었던 희망의 목소리
65년 전, 6.25전쟁의 발발을 처음 알린 것 또한 라디오였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군과 공산군의 교전이 여러 번 보도됐기에 위험하다는 생각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전쟁이 발발하고 라디오는 국민들에게 최고의 인기 품목이 되었습니다. 숨어 지내는 동안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라디오 방송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제쯤 이 전쟁이 끝날지 기다리며, 하염없이 라디오만 들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이 지금까지도 안타깝습니다.
국군 장병과 라디오
생활관에서 함께 떠들썩하게 보는 텔레비전도 좋지만, 장병들은 혼자 가만히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어준다는 생각도 들고요. 라디오가 군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군인이나 군인 남자친구를 둔 여성의 사연이 단골로 소개되는 것이지요. 또 라디오 프로그램에 군인을 위한 전용 코너가 종종 마련되기도 합니다.
군 장병을 위한 라디오, 국방 FM
국방부 국방홍보원에서 운영하는 국방FM은 대표적인 군 대상 라디오 채널입니다. 방송 수신은 전방 부대는 물론 수도권 일부, 포항시, 동해안 일부, 제주, 계룡대에 이르기까지 수신이 가능합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18시간의 정규 방송이 이뤄지며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는 KBS 제1라디오의 프로그램들이 재전송됩니다.
국방FM 애플리케이션 (출처 : 캡처 이미지)
국방FM 대표 프로그램, ‘건빵과 별사탕’
국방 FM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건빵과 별사탕’을 들 수 있습니다. 매일 저녁 ‘군화’와 ‘곰신’의 달콤쌉쌀한 러브 스토리를 소개해 군 장병과 군 가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건빵과 별사탕은 평일 오후 6시 15분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방영됩니다. 진행자인 일명 ‘건별지기’는 김유리 씨로 지난 3월부터 프로그램을 맡았는데요. 전부터 오랫동안 라디오에서 교통 리포터로 일하며 ‘57분 교통정보’를 진행했던 까닭에 익숙하고 친근한 목소리가 장점입니다. 그녀의 이런 이력을 활용해 TV와 FM을 통틀어 국군방송 최초로 생방송 교통정보 코너를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국방FM ‘건빵과 별사탕’ 홈페이지 (출처 : 캡처 이미지)
라디오와 군대의 특별하고 깊은 인연을 이제 알게 되셨나요?^^ 오늘도 라디오 전파 속 짧은 한마디에 피로를 씻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 모두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