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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군 생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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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군 생활관 


‘내무반’과 ‘생활관’의 차이를 아시나요? 둘 다 병영에서 병사들이 기거하고 취침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내무반이 전시에 잠깐 머물다 가는 임시 거처의 개념이었다면, 생활관은 장병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주거 공간의 개념이 담겨있다는 점이죠. 2005년을 기준으로 공간 면적이나 시설이 대폭 개선되면서 이름 또한 내무반에서 생활관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군대 주거 공간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요. 군인들의 주거 공간인 생활관의 놀라운 변화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군대 생활관 변천사


과거 군대 생활관은 매우 열악한 편이었습니다. 1960년 이전에는 제대로 된 주거시설 없이 천막/콘셋 막사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1960년대에는 A형 막사에서 소대 단위로 생활했습니다. 좁은 방에 수십 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불편한 점이 많았을까요. 1970년대에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져 통합 막사에서 2개 분대나 1개 소대가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 후 10년이 넘게 지난 1983년에 들어서야 현대화 막사가 생겨났고 1~2개 분대 단위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상자형 나무 관물대가 캐비닛 형태의 ‘옷걸이형 관물대’로 바뀌며 편의성도 한층 나아졌습니다.


▲ 군대 생활관 변천사


군 생활관은 2000년대에 들어 큰 변화를 맞습니다. 2004년 이후 ‘통합 생활관’의 개념이 생겨나며 침대형 생활관이 등장했습니다. 기존 20~30명이 한 공간에서 속칭 ‘칼잠’을 자야했던 침상형 생활관의 놀라운 진화였죠. 이에 따라 병사 1인당 사용 면적은 4.9㎡에서 6.3㎡까지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병사 개인별 생활공간이 늘어나 몸과 마음이 조금 더 여유를 찾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또 생활관 주변에 사이버지식정보방, 도서관, 체력단련장, 노래방, 목욕탕 등의 편의시설도 늘어났습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반영, 장병들이 가족과 좀 더 자주 통화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각 군 생활관마다 수신전용 휴대전화 4만 4686대가 보급될 예정입니다. 


생활관 개선의 성공 사례, 동기생활관


최근 몇 년 새 군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생활관은 바로 ‘동기생활관’입니다. 8~10명이 쓰는 침대형 생활관의 경우 3개월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동기들이 함께 지내게 하고,  20~30명 수용 규모의 침상형 생활관도 최소한 같은 계급끼리 모여 지내도록 한 것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범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동기생활관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각 군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고, 병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동기생활관에서 병사들이 보드게임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출처 : 국방일보)


동기생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선임병의 간섭과 통제가 없어 마음 편히 생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과 후에 선임병의 심부름을 하거나 청소를 도맡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생활관 업무를 동기들끼리 나눠서 하니 가혹행위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적습니다.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읽는 등 개인 시간을 보낼 때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요. 동기생활관은 일과 및 훈련과 생활관 생활을 양분해 마치 사회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는 것 같은 효과를 줍니다. 실제로 동기생활관을 시행한 이후 군대 내 폭력, 선후임 간 괴롭힘, 스트레스 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평등과 자율! 생활관 신 풍속


이처럼 생활관이 달라지면서 병영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병사들 스스로 생활관 자치 규율을 정해 자신들의 병영 생활을 직접 이끌어 가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말년 병장에게 TV 채널 우선권이 있었지만, 요즘 병사들은 다수결로 보고 싶은 TV 채널을 결정하는 식입니다.   


▲ 동기생활관 병사들이 중대장 참관 아래 ‘병영생활 룰’을 제정하고 있다. (출처 : 국방일보)


어떤 생활관에서는 병사 상호 간 관등성명을 복창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돈을 모아 전역자에게 선물하는 관행도 없앴습니다.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을 경우 벌금을 매기도록 한 생활관도 있습니다. 6개월 단위로 침대 위치를 변경한다든지, 장병 위생을 위해 매일 샤워를 의무화 한다든지 한층 구체적인 자치 규율을 정하는 것이 요즘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생활관의 진화는 장병들의 병영 문화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그동안 생활관 내에서 벌어졌던 불합리한 서열문화가 사라지고 평등하고 합리적인 병영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보다 나은 병영 생활은 물론 전투력 향상과 전우애까지 깊어지니 생활관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격오지 같이 지형이 험한 곳에서 복무하는 군 장병들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여전히 열악한 생활관에서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대한민국 모든 군 장병이 보다 나은 시설과 환경에서 건강하게 복무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도 힘내십시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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